너와 나의 천일야화
나의 시간들이
삶의 희로애락에 스미고
그 지혜에 영글어 익어가는 동안에,
당신의 삶도 나만큼 다채롭고
설레는 깨달음과 기쁨의 천일야화이길 바라요.
그리하여 그렇게
서로의 시간이 단단히 여물어,
삶의 어느 지점에서 맺음을 지은 끝에
마침내 서로의 이야기들이 만나지게 되는
기적 같은 우연이 우리에게 펼쳐지기를.
꼭 지금이 아니라고 해도,
얼마의 시간이 걸린대도,
두 발로 씩씩하게 뚜벅뚜벅 나아간
그 삶의 교차점 위에 만나,
단단해진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응원이 되기를 바라요.
누구를 위해 불리는 존재가 아닌,
불리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오롯이 자신이 되어 살아간 채로
먼 훗날 서로의 입술에 불리는
서로의 이름 자들이
한 치의 부끄럼 없이 자랑스럽고
완전하여 사랑스러울 수 있기를 또한 바라요.
그래서
서로를 나누는 마음이 짐이 되지 않으며
그 일상들이 서로의 힘이 될 수 있을 시기에
기적처럼 만나지기를.
그때가 저는 아직 오지 않은 듯해요.
당신에게 좋은 것만 채워줄 수 있는
멋진 인연이 되려면
한참 겪어낼 성숙의 과정이
쌓인 것 같거든요.
당신을 낙서장처럼 쓰며, 살다가 당신에게
이따금 함부로 기대는 사람들이 있는 걸 종종 보지만,
나만큼은
묵혀둔 오선지에
아껴둔 가삿말처럼 대해주고 싶어서.
그러니 저는
지금이 아니라고 해도.
이젠 저는 괜찮아요.
예쁜 일본의 풍경들을 온몸으로 감각하며
행복해하며
교토의 기찻길 밖 풍경을 바라보다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었어요.
참 많이 좋아해요.
당신과 이렇게 예쁜 걸 같이 보고
그 어디에 있든지 행복해할 수 있다는
이 당연하고도 애틋한 행복을,
정말이지 저는 참 많이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