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악물고”산다는 것.

어떤 기도

by 김라온

오늘 만난 분이 성공하기 위해

“이를 악문다”는 표현을 쓰신 게

머릿속에 오랫동안 잔상에 남았다.

살아내고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들기에 고통을 감내하며

“이를 악물고”살아가야 하는가 싶어서.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신이, 아님 인간을 만든 누군가가

어떤 소박하지만 특별한 능력을

사람에게 갖고

태어나게 하신다면.


부디 간절히 바라건대

그들에게 이를 악물고 이 세상을

견디는 힘을 갖기보다,


그 현실들을 직시하지는 않되,

적당한 거리에서 응시할 수 있는 용기와,

그 순간을 흘려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시기를.


그저 보통의 사람들이

고통의 순간들을 마주할 때면

가장 첫 번째로 하는 일은

이를 악물기보다는

입을 다물어 그저 그 고요하고 적막한

외로움과 그것에 침잠하는 것이기에.


그리고.

그 침묵이, 그 외로움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오랜 쓸쓸함의

끝에는 늘 언제나, 그 다문 입을 다시 열고

함께 웃으며 그날들도 추억할

다정한 이들도 감히,

허락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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