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음절들의 결합이 주는 힘에 대하여.
아침 출근길에 만난 택시 기사님이 내게 그동안 만났던 각종 인간 군상들의 ‘말’에 대해 하소연을 하시는 걸 들었다.
은행장으로 은퇴를 하시고. 매주 출근하는 곳이 없어진 적적한 마음을 달래려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싶은 취지로 시작한 택시기사로써의 제2의 인생.
손님들의 가는 길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는 기사님의 선하신 원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기사님은 내게 기사님을 웃게 하는 손님보다 속상하게 하는 손님이 더 많았다고 한숨 섞인 푸념을 늘어놓으셨다.
직업 자체를 무시하셔서 하대하는 손님, 그날의 기분을 기사님에게 화풀이하는 손님. 다짜고짜 욕부터 하고 보는 손님 등등.
오랜만에 이렇듯 다정한 아침인사를 건네는 나 같은 손님이 너무 오랜만이라면서, 나는 단지 ‘안녕하세요 기사님, 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요.’이 한마디를 건넸을 뿐인데. 이 다정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그리우셨으면, 생면부지의 나를 붙잡아 두고 그동안 사람들에게 말로 받았던 상처에 대해 털어놓으시는데, 마음이 짠해졌다.
택시에 내려서 그날 하루 종일, 말의 힘이 주는 치유의 힘에 대해서 두고두고 곱씹으며, 기사님과의 에피소드를 잠들기 전에 펜을 들고 정리해 나가다가, 내가 어떻게 써 내려가도 끝이 뾰족한 사각형 모양이 돼버리는 그 음절들 속에 하나같이 뾰족이 새겨지는 나의 단어들을 발견하며, 퍼뜩 하나의 다짐이 스쳐 지나갔다.
‘말의 끝이 뭉툭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내가 이 음절들을 꽃다발처럼 엮어서 하나의 문장으로 상대에게 선물처럼 건넬 때에, 적어도 이 음절의 끝들이 조금 남들보다 뭉툭하여서, 내 체온을 따뜻이 실은 숨과 함께 상대의 귓가에 다정히 닿았으면 좋겠다. 는 바람이 들어서. 그러면 적어도 덜 아프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