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그동안 잘 지냈을까?
창밖에는 더운 바람이 쨍한 햇살을 타고
코끝을 스치고, 네가 좋아하는 달큼한 복숭아가
이제 막 여물어 가는데.
너의 여름도 무르익어 싱그러울까?:)
짙은 녹음에 휩싸인 가로수길 너머 위로
너에게 매 순간 보여주고 싶은
무지갯빛 노을이 일렁이며 춤을 추는데
그 빛깔에 울렁이듯 늘 설레어하던
열아홉 소녀 같은 너의 모습이 눈에 밟히면
나는 문득 그럴 때마다 배시시 해사하게 웃는
너의 웃음소리가 뭉클하게 그리워질 때가 있어.
내가 지금 바라보는 풍경에 담긴 마음은
전해지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 순간이 언젠가
너에게만은 닿기를 기도하면서:)
삶은 아주 사소한 아름다움을 발견함으로써
하루하루가 충만해질 수 있는 것이기에.
이제 너와 맞이하는 열 번째 6월, 그리고 이 여름이
그리 네게는 특별할 의미는 없겠지만
10년이 지나도 늘 여전히 해맑고 사랑스럽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너에게 나는
무한한 애틋함과 자랑스러움을 느껴.
언젠가부터 나는 내 마음속 한편에
너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 두고
작은 창을 활짝 내어 저 어드메서 네가 오길
설렘으로 기다려.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그렇게 오고 가며 내 곁을 머물다 가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네가 내 마음의 문을 두드려 찾아오는
그 매 순간을 위하여.
되도록 오래 너를 바라보았으면
소원이 없겠다 바라더라도
인디언처럼 자유롭고 싶어서 아홉의 숫자로
너의 정체성을 정의할 만큼 자유가 너에게
소중한 의미임을 알기에
그 창가 아래에 언제든 네가 원하면
쉬어갈 자리를 내어놓고
네가 지긋이 그리고 가만히 기댈
내 여린 어깨를 네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가만히 너에게 빌려주며
너를 이 세상으로부터 잠시 쉬게 해 주려.
그렇게 그 어디든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하다
네게 돌아올 곳을 선물해 주려고.
그렇게 너에게 무너진다 해도 언제든 원할 때
다시 돌아와 시작할 수 있는 원점이 되어주려고.
그럼 이 기다림이 평생이 된다고 한다고 해도
나는 그렇게 시간에 함께 너와 낡아가면서
너와의 재회를 매번 벅찬 설렘으로 기다릴 수 있겠지?
안녕 어서 와. 그동안 고생 많았어. 잘 있었어?
여기 어딘가 너의 자리는 내게 항상 있고
나는 그런 너를 두 팔 벌려 언제나 환영해-.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