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작별
나의 마음이 낡아가요.
묵혀둔 오랜 편지에 갈무리해 둔 단어들은
당신이 열지 않은
당신 마음속 우체통 어딘가에 쌓이고 있겠죠.
줄 수 있는 게 나는 다만
당신의 고단한 하루의 어느 한순간이나
당신의 행복한 하루의 어느 한순간을
나의 단어들로 온마음을 다해 안아줄 수 있고
그로 인해 좋아하는 당신의 아이 같은 얼굴에서
미소가 햇살처럼 번져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
다만 그뿐이었는데.
이제 그마저도 줄 수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당신에게 남을까요.
나를 먼 훗날 기억한단 말은 거짓말 같아요
사람은 원래 다 잊혀져요.
사람은 원래 다 변해요.
그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
그런 당신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이렇게라도 떼를 쓰며 억지를 부리듯
이전과 같지 않은 우리와
이전과 같지 않은 당신을 원망해야
그래야 당신이 내게 한 번도 진적이 없는
마음의 빚이란 당신의 무게를 덜어 줄 수 있을까요.
뭘 바라고 아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는데
어째서 당신은 늘 미안해할까요.
왜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서로 다른 이유로
자꾸 서로 미안해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