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단 한자도 새겨지지 않을 가난한 내 언어가.

by 김라온

대장장이가 무른 철을 벼르는 마음으로,

네게 줄 단어를 몇 번이나 골라 깎았다.


골라 깎은 자음과 모음을 어떻게 해야

네 맘에 닿을까 고르다,

단 한자도 새겨지지 않는 내 언어가 가난해서 울었다.


어떻게 첫 문장을 시작해도 닿지 않을 거 같아서.

누가 내게 너에게 닿는 문장을 가르쳐 준다면

그게 외계어라도 있는 힘껏 배울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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