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화 리뷰

집만 없지, 누구보다 넓은 마음을 가진 그녀 <소공녀>

집 없는 떠돌이가 집 있는 자들보다 마음의 공간이 더 넓을 줄이야.

by Nos

INTRO


서울의 월세는 참 비쌉니다.

저는 직장은 서울이지만, 인천에서 자취하는 이유도 결국은 월세 때문이죠.

주거비를 한 달에 10 ~ 20만 원 정도를 아낀다면, 그 돈으로 내가 누릴 수 있는 사치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 사치야 말로, 인생을 살아가며 느끼는 즐거움이기에 다들 그 돈까지 아끼려 하진 않습니다.


저는 취미부터 기호품까지 그렇게 돈이 많이 드는 것들이 없습니다.

노트북과 키보드 좋은 걸 하나만 사놓으면 글 쓰는 데에 돈이 들지 않으며, 넷플릭스와 밀리의 서재 같은 구독 서비스도 한 달에 3만 원 ~ 5만 원 정도면 충분하니까요.

이 외에는 더 바라는 것도 없을 만큼 소박한 편입니다.


대신에, 저는 커피와 먹는 데에 돈을 좀 쓰는 편입니다.

집에서 밥을 잘 안 해 먹고 항상 사 먹는 편이며, 커피는 주말에도 2잔 정도는 꼭 마시는 편이죠.

1주일에 1회 정도는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저보다 어린 동생들과 먹을 때는 가끔 사줍니다.

이 정도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어떤 어려움이 없기에, 저는 지금 만족하면서 지내는 편입니다.


<소공녀>에 나오는 주인공 '미소' 또한 그렇습니다.

단순한 취미와 기호품만 즐기면 더 바랄 게 없는 소박한 주인공이지만, 어느 날 집세가 오르면서 자신의 취미와 기호품을 즐길 수 없게 되어 집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

<소공녀>에 대한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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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에 등장하는 주인공 '미소'는 소박한 친구입니다.

한 잔의 위스키, 담배, 그리고 남자친구. 이렇게 세 가지만 충족되면 인생에 더 바랄 게 없지만, 어느 날 집세 5만 원이 오르면서 생활에 위협을 받습니다.

가사도우미나 단기 알바 같은 일만 하면서 생활을 유지하기에, 월 5만 원의 고정비 지출 증가는 미소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위스키와 담배를 즐길 수 있는 돈이 없어지자, 미소는 그렇게 집을 떠나 다른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게 됩니다. 계란 한 판을 들고 여러 친구들을 만나는데, 그들의 모습들이 각각 다양합니다.


1. 바빠서 점심 휴게시간에 수액을 맞는 친구.

2. 부자 남편을 만나 저택에 살지만, 남편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는 친구.

3. 대출을 받아 서울에 아파트를 장만했지만, 이혼을 하면서 혼자 쓸쓸히 술만 퍼마시는 친구.

4. 어떻게든 결혼을 하려고 미소를 꼬드기는 친구.

5. 남편과 엎치락뒤치락 싸우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친구.


여러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지만, 결국 자신의 집이 아니기에 미소는 편히 지내지 못합니다.

마지막에는 결국, 핸드폰마저 끊기고 길거리의 어느 도로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하면서 영화가 끝이 납니다.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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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미소와 남자친구는 서민보다도 좀 더 생계가 어려운 극빈층에 가깝습니다. 웹툰 작가를 꿈꾸는 남자친구와, 그저 파트타임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즐기는 미소에게 생활고는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일이겠지요.


사실, 남자친구와 달리 '미소'는 평균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꽤나 한심한 인물입니다.

남자친구는 그래도 공장 같은 곳에서 일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밤에는 그림도 그리는 노력가이지만, 미소는 딱히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요.

생활비를 더 벌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무작정 집을 떠나는 데다가, 담배와 위스키를 계속 즐기는 모습은 언뜻 보면 이해가 어렵습니다.


현실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유지만 하다가 그 유지도 하지 못한 채 노숙을 하게 되는 모습은 아무리 영화라도 응원하기도 어렵습니다. 솔직히 왜 저렇게 행동할까?라는 의문도 들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술과 담배를 끊지 못하고, 끊을 생각도 없는 게 한심한 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마다 그런 종류의 기호품과 사치, 안 좋은 습관들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반대로, 미소의 친구들은 모두들 집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의 '생활력'과 '성실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 집안에는 어떠한 정신적인 여유는 존재하지 않고, 속물적이며 공허함만 남아있지만요.

미소는 이와 달리 자존감도 높고 여유로우며 행복하지만 돈이 너무 없습니다.


이렇게 다소 극단적인 대비를 통해 영화가 말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제가 느끼는 바로는, 행복한 인생은 미소와 같은 정신적인 풍요를 가지면서도, 친구들처럼 물질적인 풍요도 어느 정도 가져야 함을 말하는 듯합니다. 집만 없지 모든 것을 다 가진 미소와, 집은 있지만 모든 것을 다 잃은 친구들.

미소의 남자친구도 결국, 물질적인 풍요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2년 동안 떠나게 되거든요.

미소는 아무리 반지하에서 난방도 없이 좁게 부둥켜 살아도 괜찮지만, 남자친구 입장에선 좀 더 좋은 집에서 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데이트하고 싶어 하니까요.

이처럼, 인생은 정신적인 풍요와 물질적인 풍요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춰야만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거 같습니다. 너무 극단적으로 정신적인 풍요만 추구하다 보면 노숙하게 될 것이며, 반대로 물질에만 신경 쓰면 텅 빈 넓은 집에서 아무런 의미도 없이 공허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겠죠.

두 극단을 피하기 위해선, 열심히 일하면서도 남는 여가시간엔 본인이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을 해야 할 것 같네요.


이상으로 <소공녀>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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