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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강연 리뷰

<힘들 때 힘을 빼면 힘이 생긴다> 강연 후기

원하는 곳에서 힘을 주기 위해, 원하지 않는 곳에선 힘을 빼라.

by Nos

이번에 소개해드릴 강연은 <힘들 때 힘을 빼면 힘이 생긴다>라는 강연입니다.

카피라이터이자,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김하나 님의 강연의 핵심 메시지는 이 글의 제목과 같습니다.

"힘들 때 힘을 빼야, 원하는 곳에서 쓸 수 있는 힘이 생긴다."입니다.

그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김하나 작가님은 중학생 때, 학교 숙제로 본인 집의 가훈을 적으라는 숙제를 받았다고 합니다.

아버지에게 물어보니, "화목"이라는 말만 했어서 그렇게 제출을 했었는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만다꼬>라는 말이 실질적인 가훈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하네요.

힘들 때마다, 만다꼬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힘을 빼는 것이 작가님 집안의 실질적인 가훈이었다는 거죠.


<만다꼬>라는 말은 경상도 사투리로, "뭐 하러, 뭐 한다고, 뭘 하려고."라는 말입니다.

이 만다꼬라는 말을, 힘들 때 한 번 스스로에게 던져보라고 작가님은 말합니다.


"뭐 하러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거니?"

"뭐 하러 이렇게 살고 있고, 이것을 하고 있는 거니?"

"남들이 다 이렇게 사니까, 나도 이렇게 살고 있는 거니?"


이 말의 실질적인 용례로, 작가님 본인의 세바시 강연 준비 얘기를 꺼냅니다.

이전에도 1시간, 2시간짜리 강연도 잘해왔는데, 15분짜리 강연을 "뭐 하러" 이렇게 긴장하고 힘들어하지?

나는 평소에도 잘하는데..


왜 그랬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카메라"로 강연이 녹화돼서 그랬다고 합니다.

그런데, 카메라가 있거나 없거나 사실은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평소처럼 해야 더 자연스럽고 잘 담기는 것인데, 카메라를 의식하면 오히려 더 망쳐질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고 긴장을 풀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 "카메라"라는 것은, 우리의 실질적인 생활에서는 "남의 눈"이라고 불리는 렌즈가 됩니다.

우리는 이 카메라를 의식하면서 살다 보니, 나의 욕망이 아니라 남의 욕망을 주입받게 됩니다.

그렇게 남의 욕망과 시선을 신경 쓰면서 살다 보니 우리의 인생이 힘들고 괴로워지는 것이죠.

이럴 때, 또 어떤 질문을 던지면 될까요?


만.다.꼬 라고 질문을 또 던지면 됩니다.

뭐 하러, 남의 욕망과 시선을 신경 쓸까? 내 인생의 행복은 내가 스스로 챙기는 것인데?


또 다른 예로, 작가님은 마라톤을 즐겨하는 친구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 친구에게 마라톤의 즐거움이 뭐냐고 물으니, 끝나고 마시는 맥주에 있다고 하네요.

기진맥진할 정도로 뛰고 나서, 그 보상으로 주어지는 "맥주" 말이죠.


우리는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라는 말을 즐겨합니다.

그러나, 그 최선은 정말 쉼 없이 달리라는 뜻일까요?

작가님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 최선 속에는 "맥주"를 마시는 휴식과 게으름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그 험난한 마라톤 코스를 달리기 위해서, 맥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구간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게 힘을 뺄 수 있어야, 내가 정작 달려야 할 때는 다시 힘을 줄 수 있다고 말하며 강연은 끝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시험연구원의 삶을 살면서 저도 뭔가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

평일에 열심히 시험을 해서 해야 할 시험분량을 다 쳐냈지만, 주말에 뭔가 불안해서 미리 또 다해놓고 싶은 마음에 주말에도 출근했던 적이 있거든요.


남들 다 쉴 때, 저는 계속해서 힘을 쓰면서 시험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너무 지치더군요.

평일에도 뭔가 제대로 못 쉬고 일을 하러 나왔다 보니 효율도 떨어지고 안 하던 실수도 하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저 자신에게, <만다꼬>라는 질문을 한 번 던져보겠습니다.

Q. "뭐 하러, 평일에 해도 되는 시험을 주말에 나와서 일찍 하려고 하는 거니?"

A. 주말에 미리 해놓으면, 평일 업무가 좀 여유롭여지기 때문입니다.

Q. "그러면, 뭐 하러 업무 시간에 여유로울려고 하는 거니? 업무가 약간 여유롭더라도 회사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이러면.. 제가 할 말이 없게 되죠.


제가 힘을 쓰고 싶은 곳은 시험연구원 쪽의 삶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와 책 읽기 등의 취미인데.. 뭐 하러 시험연구원 쪽에 힘을 더 쓰려고 했을까요? 내 삶의 행복은 내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에 숨어있는데 말입니다.


만약, 여러분들도 회사 일에 너무 치중되어 있거나, 남의눈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힘이 잔뜩 들어가서 지친 상태라면 "만다꼬"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는 너무 쓸데없이 힘을 쓰면서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힘을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뭐 하러 그 힘을 이렇게 열심히 쓰고 있는지는 명확하게 알아야 계속해서 힘을 낼 수 있으니까요.


즉, 작가님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 힘이 나의 욕망을 위해서인지 타인의 욕망인지를 분명히 하라는 것.

만약 그 힘이 타인의 욕망을 위한 힘이라면 힘을 빼고, 나를 위한 욕망이라면 힘을 쓰라는 뜻으로 해석이 되네요.


이상으로 강연 리뷰를 마칩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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