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찌든 마음의 때도 깔끔히 씻어주는 따뜻한 공간
동네마다 한 두 개는 있을 법한 빨래방은 꽤나 삭막한 곳입니다.
사람들은 각자 더러워진 세탁물을 들고 와서 세탁만 하러 올뿐, 어떠한 인간적인 교류도 하지 않습니다.
세탁을 하는 동안 핸드폰의 작은 화면 속에서 자신의 세계를 신경 쓸 뿐, 타인의 세계를 신경 쓸 여력이 없죠.
더러워진 세탁물은 세탁기에 의해 깨끗하게 씻겨나가지만, 우리 마음의 때는 씻지 못한 채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차가운 현실. 하지만, 이러한 빨래방이 좀 더 따뜻한 공간으로 변신하다면 어떨까요?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은 흔한 빨래방이 아닌, 사람들의 찌든 때마저 씻겨주는 따뜻한 빨래방의 이야기입니다. 그 내용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장 영감이라는 마음 따뜻한 어르신이 펼쳐갑니다.
아내가 죽고 난 뒤 혼자 쓸쓸하게 가정집에서 진돗개 '진돌이'와 살아가지만, 아내와 아들의 따뜻한 추억이 담겨 있어 그럭저럭 살만합니다.
하지만, 아들 대주가 계속해서 장 영감의 가정집을 상가나 가게로 개조하여 월세를 받자고 하는 탓에 골치가 아주 아픕니다. 젊은이들이 많이 사는 동네 연남동은 실제로, 예쁜 가게로 개조하여 장사를 하는 곳이거든요. 그곳에서 그저 가정집으로 살아가며 수익 없이 사는 아버지 장 영감을 아들 '대주'는 못마땅해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장영감은 아들의 잔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오늘도 빙굴빙굴 빨래방으로 향합니다.
그곳에는 누가 놓았는지 모를 연두색 다이어리가 있습니다. 왜 거기에 있는지 정체 모를 다이어리이지만, 빨래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심심했는지 거기다 낙서를 해두곤 합니다.
쓸데없는 잡담이 대부분이었지만, 누군가는 힘들고 외로운 마음을 담아 푸념을 적어놓기도 합니다.
장영감은 그런 글마다 정성스럽게 한 자씩 따뜻한 마음을 담아 답장을 해줍니다. 그 답장을 받은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에피소드 형식으로 펼쳐집니다.
전세 보증금 때문에 골치 아픈 부부의 현실적인 이야기부터, 꿈을 위해 도전하는 드라마 작가와 버스킹 가수의 사랑이야기, 연인에게 믿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대학생 등의 이야기.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모두 장영감의 연두색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글로부터 기인합니다.
장 영감의 따스함은 다이어리에 그대로 담겨, 답장을 받은 이의 마음으로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훈훈한 결말들을 하나씩 마무리하며, 오늘도 빨래방은 빙굴빙굴 돌아가며 끝이 납니다.
최신 세탁기의 세탁기술과 강력한 세제는 어떤 더러운 빨래도 깨끗하게 세탁해 줍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세탁을 해 줄 수 있을까요? 내 얼룩을 씻겨줄 세제는 무엇일까요?
저는 사람의 마음은 결국 다른 사람의 따뜻함으로만 세탁이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은 분명 마음의 얼룩을 씻어주긴 하지만, 그저 물로만 씻어내는 것처럼 깨끗하게는 못 씻는 것 같더군요.
얼룩을 지우기 위해선 강력한 세제가 필요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누군가의 상처를 지워줄 강력한 세제가 아닌가 싶네요.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내 마음은 점점 얼룩지고 더러워져가지만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마음 덕분에 다시 깨끗해지기도 합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얼룩을 묻히기보다는 지워줄 사람이 되고자 다짐해야겠네요.
이상으로 리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