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기사자격증 5개 취득 후 변화

나를 지탱해주긴 했구나.

by Nos

이번 편에서는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기사자격증 5개를 취득하고 나서 느낀 점을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5개를 취득한 것에 대해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래도 확실히 쓸모가 없지는 않았더군요. 일단 전자책을 작성하거나, 이렇게 강연록을 준비함에 있어서도 남들보다 더 많은 자격증을 취득한 덕분에 신뢰성이 생긴 것도 일종의 쓸모입니다. 남들이랑 비슷하게 2 ~ 3개만 취득했으면 제가 감히 전자책이나 이런 브런치북을 아예 시작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 외에도, 제가 느낀 점들을 소소하게 알려드립니다. 어디까지나 재미차원에서, 그리고 약간의 동기부여 차원에서 이 글을 가볍게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1. 어딜 가나 엘리트 이미지가 있다.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고..)


기사 자격증 5개를 취득하고, 여러 군데의 기관을 지원했었습니다. 체험형 인턴도 했었고, 중소기업도 2군데 다녀보고, 시험분석기관도 다녀봤는데요. 어딜 가나 자격증 5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똑똑한가 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취득해 본 입장에서 저는 전혀 똑똑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남들보다 조금 더 성실하게 자격증을 취득했을 뿐인 거죠. 그런데 이렇게 똑똑한 엘리트로 보면서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시다 보니.. 뭔가 모를 압박감이 생깁니다.


2. 성실한 이미지가 굳게 박힌다.


제가 대학 4학년 때 3개를 취득하고, 일을 다니면서도 1년 안에 2개를 취득했으니 기본적으로 성실한 편이긴 합니다. 사실, 사회에서 일하시는 분들 중에 안 성실한 분이 없겠냐만은.. 저는 뭔가 좀 더 성실하고 모범생인 이미지가 굳게 박히는 느낌입니다.


좋게 봐주시는 거긴 한데, 이것 또한 압박감이 생깁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 중에 안 성실한 분이 있을까요? 저는 오히려, 여러 직장을 옮겨 다니면서 한 곳에 정착하지도 못한.. 누군가 보기엔 불성실할 수 있는 사람인데 말이죠. 어딜 가나 자격증 5개가 주는 성실한 이미지 때문에, 다른 곳에선 그냥 자격증 한 두 개 있는 척만 하기도 했습니다.(일부러 이력서에 자격증을 적게 넣었습니다.)


3. 전혀 다른 분야에 지원할 때 메리트가 있긴 하다.


제가 기간제근로자를 한 적이 있는데, 환경공학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 지원한 적이 있습니다. 농업이나 기타 다른 분야이니 사실 기사자격증은 하등 쓸모가 없죠. 그런데도, 그냥 저는 이력서에 자격증을 기재했습니다. 타 분야의 사람이 보기엔, 이렇게 기사 자격증이 많은 건 앞에서 말한 성실성 등등의 좋은 이미지를 주는 거 같더군요.


서류 전형에선 딱히 큰 메리트가 없었지만, 면접에서 자격증 취득과 관련한 여러 질문을 하고 대학 다니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하니 좋아하셨습니다. 분야가 달라서 실무에도 전혀 쓸모가 없었음에도, 좋은 이미지 형성에 도움 된 거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합격할 수 있었는데, 기사 자격증이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거 같습니다.


4. 면접 때도 거의 무조건 물어본다.(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점이 하나 생기다 보니, 면접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무조건 물어보더군요. 솔직히, 별 거 없어도 긍정적으로 보는 점은 분명합니다. 만약, 다른 지원자와 모든 게 동일한데 기사 자격증 개수만 차이가 날 때는 더 많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보겠죠?


뭔가 간담을 나누는듯한 면접을 보게 될 때는, "아 정말 성실하시구나" 이런 말도 들어본 적이 있네요. 저는 면접자 입장이라서 잘 몰랐지만, 면접관 입장에선 나름대로 좋게 봐주는 거 같습니다.


5. 가끔 멍청한 짓을 해도, 진짜 멍청한 사람으로 보지는 않는다.


이건 그냥 개인적인 겁니다. 제가 배움이 좀 늦고 실수를 좀 하면서 배우는 편이라, 남들보다 야무지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 남들은 하지 않는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진짜 멍청한 사람들이 할 법한 실수를 말이죠.. 그럼에도, 그냥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기도 하고 저를 나쁘게 보지는 않는 거 같습니다.


6. 이력서 작성하거나 서류 지원할 때 약간 뿌듯하다. 근데 솔직히 귀찮다.


이력서를 작성할 때, 자격증란에 일단 작성할 기사자격증이 5개나 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빽빽해지는 이력서에 조금 뿌듯한 건 사실입니다. 다만, 사이트로 입사지원을 할 때는 하나씩 입력하고 합격 날짜도 입력해야 하는데 이게 좀 귀찮더군요. 배부른 소리가 아닌가 싶겠지만, 진짜 좀 귀찮습니다.


면접을 보러 갈 때나, 합격을 할 때도 증빙서류로 제출을 해야 하는데 이 5개를 전부 다 뽑아야 하다 보니 살짝 더 귀찮은 건 덤이네요.


7. 제대로 커리어를 꾸려나가고 있지 않은데, 주변에서 크게 뭐라 하지는 않는다.


제가 이직을 좀 많이 해서, 꾸준한 경력이 없습니다.

짧게는 한 달, 길어봤자 1년 조금 넘는 경력 밖에 없습니다. 중간중간에 3개월, 6개월짜리 경력만 있을 뿐입니다. 남들은 1년, 2년씩은 악착같이 버티거나 계약만료로 좋은 경력을 쌓음에 비해.. 저는 좀 초라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뭔가 크게 뭐라 하진 않네요. 남들이 배려해 준 것도 있겠지만, 뭔가 기사 자격증 5개가 방어해 주는 느낌이랄까요. 명절에 가족들끼리 모였는데, 취직하지 않고 빈둥거려도 "쟤는 그래도 알아서 잘하겠지" 이런 이미지입니다. (알아서 잘 못합니다.)


8. 공부 체력이 남긴 한다.


처음 기출을 돌릴 때의 막막함, 실기 공부의 힘듦 등을 극복하면서 쌓은 체력은 일상에서도 소소하게 도움이 되곤 합니다. 실기 공부를 할 때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했거나, 끈질기게 공부했던 노력은 분명 실무에서도 도움이 되긴 했네요.(아이러니하게도, 직장을 오래 다니려는 끈질김은 없었지만요.)

공부를 하면서 생긴 인내심과 끈기, 집념은 조직생활을 하면서 남들과 조금 차별화되는 역량을 보여주긴 했습니다.


9. 그래도, 나의 삐뚤어진 자존심을 지켜주는 수단이 되어주긴 했다.


제가 계속해서 기사 자격증 5개 취득한 걸 별 메리트 없다고 말하긴 했지만, 그래도 제 자신감을 유지해 주는 중요한 수단이 되어준 것 같습니다. 처음 취업해서 사귄 친구들이 번듯한 직장을 가고 취업을 다들 잘했지만, 저는 여전히 인턴이나 계약직을 하고 방황하면서도 자존감이 무너 내리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네요.


남들보다 못한, 열등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주변 친구들보다 '취업'이라는 관점에서는 분명 못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저는 잘 될 거라는 자신감을 유지해 주는데 기여는 해준 거 같습니다.


그냥 막연한 믿음보다는, 조금이나마 근거는 마련해 준 느낌이네요. 이런 성실함과 끈기가 있으면 어떻게든 먹고살겠다는 자신감. 너무 의미부여를 한 게 아닌가 싶지만, 저에게는 그래도 이렇게 자존감을 형성해 준 거 같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마지막으로, 제가 당부드리고 싶은 말과 공부계획표를 알려드리며 끝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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