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현재의 나 자신을 정리하기.
2022년 2월 말, 취업을 위해 수도권에 올라온 지 4년이 된 2026년 3월.
인턴, 계약직, 정규직 등 9번의 이직을 하고 난 저는 여전히 '사회적으로는' 방황 중인 31살의 남자입니다.
하지만, 제 인생 자체적으로는 방황을 끝마쳤습니다.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 게 행복한지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명확해졌거든요.
그건 독서, 글쓰기입니다. 이 활동으로 제 하루를 채워보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합니다.
평생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기에 이렇게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제 행복은 독서와 글쓰기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과 연결되어 있음은 분명하고 확실합니다.
그렇기에, 이걸로 제 생계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지금 저의 가장 큰 고민거리입니다.
솔직히 현재의 제 상황은 누군가가 보기엔 되게 한심하고, 아까워 보이거나 안타깝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건 알고 있습니다. 인정합니다. 저는 직업적으로 봤을 때는 좋은 기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냥 잘 다녔으면, 금전적으로나 전문적으로나 제 커리어를 살리면서 그럭저럭 잘 살았을 겁니다.
그렇게 살기 힘들다는 '평범함'의 기준을 그럭저럭 충족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저는 도저히 그 삶의 길을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그리고 뭘 해야 행복한 지 명확해질수록 일반적인 삶의 길은 멀어져만 갔습니다.
어떤 이들은 직업적인 커리어도 잘 쌓아가면서 글도 잘 써 내려가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겸업 작가가 되기도 하지만, 저는 그럴 수가 없더군요.
일은 일대로 잘하면서, 글도 꾸준히 쓰시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저도 그러고 싶은데 몇 번의 조직생활을 하면서 이게 참 안되더군요.
아쉽긴 하지만 별 수 있나요? 어쩔 수 없이 저는 '정규직'의 막대한 업무와 책임감은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즉, 취업을 포기하고 생계는 아르바이트나 계약직 같은 걸로 최저의 생활만 유지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려 합니다.
한심하죠? 저를 아끼는 많은 분들에게는 이렇게까지 밝히지 않았지만, 퇴사할 때에는 다들 아깝고 아쉬워했습니다.
취업을 포기하고, 꿈을 향해 걸어가는 삶의 길.
달콤하지만, 나이도 마냥 어리지는 않고(제 기준입니다.) 사회적인 눈치도 보이는 상황이라 제한을 걸었습니다. 저 자신이 흐트러지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로 말이죠.
사회생활을 약 4년 한 만큼, 지금의 삶도 4년 정도만 살아보겠습니다.
대학생활이랑 비슷합니다. 현재 저는 31살의 대학생 1학년이라 생각하고, 4년 동안 글쓰기와 관련된 삶을 살아보려 합니다. 그렇게, 2030년 2월에 졸업을 할 때 즈음 저의 결과물들을 보고 이후 행보를 결정하겠습니다.
금전적인 부분도 어느 정도 해결하고, 앞으로도 이렇게 먹고살 수 있는 확신이 생기겠다 싶으면 문예창작대학원을 가면서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작품을 써내려 갈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금전적으로 여전히 좋은 결과가 없다면 깔끔하게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때는 이제 도전해 봤기 때문에 미련 없이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은, 이 무모하고 한심해 보이는 도전을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릴 것 같습니다.
제가 걸어가야 할 앞길은 막막하고 어둡고 두렵습니다. 취업을 포기한 대가죠.
안정된 삶의 길을 버리고 이런 길을 선택한 결과를 저는 '증명'해내야 합니다.
이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죠.
번듯한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쓰는 사람도 많은 판국에, 이런 선택을 한 저 자신.
제대로 된 작품도, 수입도 없습니다.
그냥 이 길이 좋다는 '명확한 확신' 하나만 가지고 뛰어들었습니다.
당연히 불안, 두려움, 고독 등등의 감정이 대가로 따라옵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재미없던 인생이 갑자기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이랄까요.
정말로 대학교 1학년 시절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그 시절보다 오히려 더 행복합니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남들 다 가는 대학, 관심 하나도 없는 전공을 택하고 편입 공부만 준비했었으니까요. 지금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명확해진 제가 4년 동안 살아가는 것이기에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 4년의 삶이 끝나는 2030년 2월. 저는 실패한 채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기왕이면 어느 정도 작가로 자리를 잡아서 계속 이 삶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바라건대, 그때는 생계도 아르바이트가 아닌, 강연이나 작가생활로 전부 채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이제 O.T가 끝나고 3월 2주 차에 본격적으로 대학생활이 시작되는 시기죠.
저 또한, 인생의 O.T가 끝난 채 진짜 제 삶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