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어때? 괜찮아!

by Traum

타국에 너무 오래 살아서,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의 모습이 나는 이십 대 초반에, 남편은 이십 대 중반에 머무른 느낌이 드는 때가 있다.

우리가 한국을 떠나고 그 사이 한국은 엄청 많이 바뀌어서, 낯설 때가 있지만, 그래도 고향은 고향이다.

하지만 나랑 남편은 다른 고향의 느낌을 갖는다.


"학교 다녔을 때 책상도 방도 집도 그대로 남아있어서 좋겠다... 적어도 오빠는 한국에 와서 집에 오면 마음이 편할 거 아니야..."

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나는 없으니까...

그럴 때면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오늘 오전,

"오빠는 좋겠다, 명절에 안부 묻고 챙겨줄 친척이 있어서... 부모님, 사촌 동생, 누나, 숙모, 삼촌한테 전화도 오고.. 좋겠다."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몸살이 나서 기운 없어서 못했다.

약 먹고 좀 나아졌더니, 이제 정신이 좀 들면서 기분이 이상하다.


나는 이젠 없으니까...


남편은 정말 편안함이 느껴지는 익숙한 "우리 집" 의미의 고향,

나는 한국 사람, 한글 간판, 아직도 익숙한 풍경이 있을 뿐, "우리 집"의 의미는 없는 그냥 고향.


한국이 명절인데, 남편이 부럽다.


나는 1년 전부터, 이제는 한국에 마음 편히 갈 곳이 없어졌다.

이젠.. 시부모님 댁이... 제일 편하게 되는 건가?

분명 그럴 수 없을 텐데.


'장소가 뭐가 중요해, 네 식구 같이 한국에 방문한다는 거 자체만으로 행복한 거지! 내년에 가서 국내여행 하면 좋겠네!'

라고 내 안의 내가 이야기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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