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
인내
또 인내.
조금만 떨어지게, 거리두기.
미소 짓기.
다시 또 인내.
뒤돌아서서 한숨.
깊은숨 들이마시고 다시 미소 짓기.
모두가 "남의 탓"으로 돌리는
6-10세 아이들과 교사들,
모두가 "나"를 외치는 아주 이기적이다 못해,
균형과 조합이 파괴되는 모습을 매 순간 접해야 하는 날들.
한 사람으로 바꾸어지지 않을 것,
또 나는 이들과는 전혀 다르게 생긴,
그저 종이로만 독일인인
한국인.
뭐가 어떻게 잘못 흘러가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이들.
퇴근 후 멍.... 하니 앉아본다.
거실 한가운데에. 크리스마스 나무 앞에.
말문이 막혀서, 자연스레 멍... 해진다.
지인의 연락이 온다.
어느 작은 시골 직업학교에서
병원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여러 아이들이 발생한 사건 때문에 경찰들이 오고 있는데,
모두가 "나"는 아니라고 하고, 본 사람도 없다고 했다고 한다.
그 어디도 카메라도 당연히 없을뿐더러,
그 누구도 증언을 안 하기에,
당한 사람만 억울할 뿐.
모든 질서와 규칙, 공동체의식이 사라졌다.
조금씩 무서워진다.
나는 어제 한 독일 선생님한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더 늦기 전에 빨리 한국으로 가. 나도 어디론가 가고 싶은데, 지금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른 언어를 못 배우겠어서 못가. 애들 미래를 위해 빨리 가"
라고... 진심으로 내 두 손을 꼭 잡고 이야기해 주셨다.
모든 것이 겹쳐지며, 모든 것이 생각나며,
나는 또 오늘도 인내로 옷을 입고, 들어도 못 들었고, 봐도 못 봤어야 하는 두꺼운 옷을 다시 입고, 출근한다.
그래도 웃을 수 있다.
그 와중에 몇 명은 이쁜 눈을 반짝이며 꼭 안길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