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학교에 독감으로 완전 비상이었던 지난 몇 주.
우리는 독감 주사는 다 맞아서 걱정은 좀 덜했지만,
그래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팠다.
아주 건강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작은 아들이 금요일 밤부터 아프다.
주말에는 만 하루 동안 열도 났다.
큰 눈이 더 커졌다.
월요일에 독일어 시험과 공연이 있는데,
시험 못 보면 어떡하냐고,
공연 못하면 어떡하냐고,
걱정이 한가득..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며,
시험 보러 가고 싶다고 주르륵 눈물이 흐른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참, 시험 보러 가고 싶다고 우는 아이를 보는
웃픈 현실에 우리는 일단 웃음은 참았다.
한 주를 진짜 겨우겨우 버텨와서 주말을 기다리고 있었건만... 결국 나의 주말은 없어진 것이다.
새벽에 열이 나고, 나도 못 자고, 결국 나도 아파졌다.
일요일 아침 전화가 왔다.
친구 아들이 고열로 새벽에 큰 병원 응급실을 찾아갔는데,
모든 병원이 닫혀서 3시간 동안 다니다가 결국 집에 왔다며.
이게 도대체 뭐 하는 거냐며...
그렇지 않아도 고향 에콰도르로 다시 가려고 진지하게 생각 중이었는데, 아무래도 빨리 가야겠단다.
친구가 어이가 없어서 울다가 말한다.
"지인이 그러는데, 많은 병원이 사실 응급실 개념이 아니라, 응급을 응급으로 대처를 안 해준다는데!? 그래서 대기 6~8시간은 생각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고열이라 갔지. 그런데 닫혀있어라. 독감 시즌 되면 예약은 당연히 안되고, 웬만한 병원은 닫고 빨리 겨울 휴가 들어간대. 넌 알았어?
난 안 믿었었는데, 진짜네!?"
"응........ 동료들, 애들 학교에 많은 애들... 아무도 병원 갔다 온 사람이 없어... 40.8도까지 올랐던 아들 친구도, 병원 갔다가 다 닫아서 집에서 얼음으로 내렸다네. 병원 1층 경비아저씨가 그랬대, 의사도 아파, 라고."
라고 차분히 말해주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알고 있어서 일단 놀라진 않는다.
그저 믿고 싶지 않을 뿐. 그냥 그러려니.
어차피 병원, 안 간다.
그러니 나는 언제나 스탠바이 상태이다.
그래서 새벽에 아직도 깬다.
그게 습관이 되었기에...
중요한 접종, 연령별 성장 검사 말고는,
아픈 이유로 소아과나 내과를 애들 데리고 가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다니던 소아과가 없어지는 바람에 심지어 연령별 성장 검사 중 두 번도 못했다. 소아과는 태어날 때부터 등록한 소아과 말고는 다른 곳을 절대로 갈 수가 없기에, 의사가 병원 문을 닫으면, 환자는 갈 병원이 없어진다.
수많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내 의지와 계획과는 정 반대로 흘러가는 수많은 믿지 못할 현실들로,
결론적으로 나는 16년째 새벽에 약 5번은 깨는 스탠바이 중 수면을 취하고.
어디가 어떻게 아프던, 내가 다 혼자서 돌보았다.
그래서 이번에 작은 아들 아팠던 주말,
참 한동안 아프지 않게 건강히 잘 지내주었던 아이들에게 감사하며, 자지 않고 아이를 케어했다.
아이는 어제 많이 자고 많이 좋아졌고,
시험공부까지 하고 기분 좋게 가방을 챙겨놓고 잤는데,
새벽에 다시 안 좋다고 하여, 오늘 학교를 보내지 않고,
나도 출근을 못했다.
새벽 2시 반부터 깨어있는데, 이제 오전 11시.
마치 하루를 보낸 것처럼 피곤한데
잘 자고 있는 아이를 보니, 마음이 놓이며,
졸린지도 모르겠다.
일단 오늘 공연은 아들 둘이 같이 하는 건데, 큰 아들은 참석을 하니, 나는 큰아들에게, 남편은 일찍 퇴근해서 작은 아들을 집에서 보기로 했다.
참, 그냥 오늘,
딱 비행기 타고 어디든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