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끼리 보낼 수 있었던 방학 첫날.
일부러 여유도 부려보고,
일부러 느긋하게 움직여보았다.
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늦게 시작한 아침,
커피를 내려,
천천히 마셨다.
느긋하게 시간을 갖고 보니
갑자기 문득 내 머리를 스치고
정리가 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 무언가를 느끼었다.
"흐름"이라는 것이다.
될 일은 어떻게든 된다.
아무리 오래 걸리고, 과정이 순탄치 않더라도
결국 될 일은 된다.
반면에 안될 일은 어떻게든 안 되는 것.
모든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모든 에너지는 소모되는데, 이상하게 계속 어긋난다.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오랜 시간 연락을 서로 안 하고 지내고,
오랜만에 만나도,
마치 어제 본 듯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주 연락해도 만나면 불편한 사람이 있다.
사람도,
나의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곁에 머물고,
관계가 오래되지 못할 사람은,
이상하게 무슨 일이 생기거나,
노력이 아무 소용이 없을 때도 있다.
일도 사람도
안 되는 이유는 종종 같았다.
그건 내가 부족해서도,
노력이 모자라서도 아니라
그저 결이 다른 것일 때가 많았다.
될 일은, 조금 서툴러도 흘러가고,
맞는 사람은, 애쓰지 않아도 곁에 남았다.
반대로
아무리 힘을 다해도
계속 나를 소모시키는 일과 관계는
붙잡을수록 더 멀어졌다.
그래서 이제는
안 되는 것을 증명하려 애쓰기보다
자연스럽게 남는 것을 믿어보려 한다.
일도, 사람도
끝까지 나를 지키게 하는 쪽이
내 삶의 방향이라는 걸
조용히 받아들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