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늦잠을 잔다.
일어나 햇빛을 본다.
창 밖을 보니,
이미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아침인지 점심인지, 그래도 아무 상관이 없는,
그저 배가 고픔을 느끼며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밥이 내 앞에 있다. 심지어 다 먹는다.
아주 폭신한 소파에 앉아본다.
읽고 싶은 한국어로 된 책을 읽으며 커피 한 잔을 마신다.
개운하게 샤워하고, 천천히 준비하고,
마음은 가뿐하게,
여전히 익숙한 번호의 버스를 타고 나가는 그 모든 길은,
여전히 나에게 마음이 편안한 익숙한 모든 곳.
마음이 너무 편안하다.
서점으로 향한다.
내 눈엔 따뜻한 조명 아래 책을 읽는 사람들이 보이고, 무엇을 찾으니,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답을 듣는다.
한국어가 들린다.
참 신기하겠지...
그 대화에, 짜증이 없고, 얼토당토 하게 화를 당하지 않아도 되니까... 아마 제일 신기한 부분이지 싶다.
이쁜 펜과 작은 수첩 하나를 골라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벤치에 앉아본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도 꿈에 그리던 순간이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 적어본다.
그리고 꿈이 아니라, 진짜 현실임을.
나중에 꼭 잊지 않기 위해서.
독일에 가기 전, 술 한 잔을 못 마셔봤었기에
한국에서 맥주 한 잔 마시러 어디에 가 본 적이 없는 나...
30년 지기 친구를 만나, 처음으로 가본다.
한강에 가서 드디어 마음이 편해진 하루를 살아봄에,
야경을 눈에 넣으며,
안도의 숨을 쉬어본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나만의 하루를 상상해보았다.
쓰고 나니,
참 꿈도 야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