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위로.

by Traum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난 한국분.

이곳에 오신 지 5년 되셨다고 하시는데

나보다 이곳의 카페와 식당을 더 잘 아신다.


이곳의 시스템과, 아이들 교육뿐 아니라

되어야 하는 거 빼고 다 되는 모든 것에 적지 않게 놀라고 계신, 많은 부분들을 상세히 설명하셨다.


그리고 나에게 말씀하신다.

"혼자 모든 걸 다 하고 살아야 하니 너무 힘들어요.

그런데 선생님은 이렇게 오래 살았으니,

그동안 저같이 혼자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테고,

이미 다 익숙해져서 마음이 얼마나 편하실까.

얼굴이 밝고 걱정이 없어 보여요~ "라고 하신다.


덧붙여, 예전에는 안 그랬겠지만, 지금 독일은 정말 엉망진창이라고 하신다.


어제와 다른 이유로 나는 또 얼음이 되었다.

'예전이 나았... 었.. 다고...?!'

'내가 속이 편하... 다고....?'

'걱정이 없어 보인다고...'

'난 5년이 아니라, 21년째 모든걸 혼자....하는..데..'


'모르는 분들에게는, 내가 그렇게 보이는가 보다'... 싶었다.


왜 수학 시험지를 저렇게 채점하는지,

왜 12시 반에 학교가 끝나는데, 숙제가 1도 없는지,

왜 학교에 교사들이 번갈아가며 안 나오는지,

왜 집에 가서 보라고 나눠주고, 학교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는지.

왜 제대로 된 문제집 하나가 없는 건지,

도대체 집에서 어쩌라는 건지.

도대체 학교는 왜 있는 건지,

도대체 이모양으로 어떻게 나라가 돌아가는 건지.


정말 나도 같은 궁금증이 이 곳의 삶 첫날부터 있는지라,

대화를 이어갈수록 서로 미궁 속으로 빠져만 갔다...


우리만 그러면 뭐 하나...

정작 이들 관점으로는 문제는 1도 없고,

심지어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월등히 수준이 높은지라, 이들 눈엔 유럽은 아시아보다 월등하다 생각하니, 당연히 아시아는 저급한 수준이겠고, 유럽은 높은데, 그중 독일은 으뜸이겠다.

그분의 아이는 4학년,

나의 아이들은 7학년, 11학년,

곧 이 지긋한 말도 안 되는 학교를 그만 다닌다는 상상만 해도 너무 부럽다 하시며, 여러 차례 반복하신다.


"제가 받는 스트레스는 아마 상상도 못 하실 거예요. 저 진짜 힘들거든요. 맨날 밥 걱정해야죠, 요리 싫으면 먹고 싶은건 주문 힘드니 나가서 먹어야죠, 애 챙겨야죠, 학교는 저 모양이죠, 애가 갈 데는 없죠,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삶이에요. "라고 거듭 말씀하신다.


참 신기한 일이다.


나는 오늘 너무도 힘들어하시는 이 분을 위로해 주고 왔다.

마치 나는 힘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 되어있었다.

그런 꿈의 날들도, 이럴 때 상상해 보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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