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질문이 있거나, 급한 일이 있거나,
연락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읽고 답을 안 하는 것이 아닌,
아예 읽지 조차 않고, 완전히 무시를 대놓고 하는
어떤 사람.
각자의 개성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수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여러 가지들.
그 사람, 즉 나의 상사에게 처음으로 연락이 왔다.
아침. 9시 16분.
" Hey, kommst du heute wieder?"
(헤이! 오늘 다시 와?)
문자를 보자마자 어이가 없어서 길에서 멈춰 섰다.
뭐!? HEY????
지금 내가 잘못 본 건가? 아니면 이게 현실인가?
나는 계속되는 남녀차별, 인종차별, 지속적인 무시로 인해,
몇 달 전 대상포진 이후부터 점점 심각해지는 속 울렁거림, 불면증, 편두통을 겪고 있었다.
오늘 병원 예약으로 가는 길,
저 문자를 보자마자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갑자기 목이 막히고, 손이 얼음처럼 차가워지고,
심장이 빨리 뛰었다. 발레단 벽에 잠시 기대어 고른 숨이 쉬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갑자기 멍해지고, 앞이 흐릿해졌다.
그동안 당한 것들, 그동안 참아왔던 것들이 다 터졌다.
한계점을 넘어섰다는 신호이다.
집에 와서까지도, 중요한 메일을 쓰고 전송 버튼을 누르지도 못하는 스톱 상태가 되었었다.
약 15시, 도저히 안 되겠어서 지인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받아 메일을 보냈고. 그 후 천천히 진정이 되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저 무례함은 여럿을 곤란에 처하고,
손바닥 안에 넣어서 쥐락펴락 하려는 방식이라는 걸.
무례함의 최선의 답은, 무시였다.
나도 읽지도 않은 채, 대답도 안 했다.
그렇게 오늘 또 배움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