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알게 되었다!

by Traum

왜 더 힘이 드는지,

왜 더 숨이 막히는지,

왜 더 점점 이해가 안 가는지,


정말 수만 가지의 생각을 해봤는데,

그래도 정말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었는데,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어떤 분이 문의를 해오셨다,

김나지움 5학년인데, 수학 점수가 너무 안 나오는데,

한국어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고, 독일 온 지 4년 차라 독일어는 되고, 영어와 다른 언어가 모국어인 아들의 문의였다. 물론 나는 독일어로 가르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으니, 아이만 독일어가 된다면, 문제는 없겠구나 생각했다.

처음 만나보고 너무 놀란 것은, 독일어도 당연히 잘 안되지만, 한국어는 아예 기본적인 인사 말고는 안되며, 모국어라고 했던 영어도 일상 대화 이상으로는 되지 않는 아이였다.


이 아이에게 독일어로, 학교에서 나가는 새로운 단원에 대해 설명을 천천히 해주고, 문제를 풀어보게 했다.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고. 그래서 틀린 것을 설명해주려 하자마자...


"Warum ist es falsch, obwohl ich alles richtig habe?

Sie haben falsch korrigiert."

(내가 다 맞게 했는데, 왜 틀리다고 해요? 당신이 잘못 채점했어요)


그 순간 나는 얼음이 되었다.


독일어를 쓰는, 독일에서 사는,

이곳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가장 싫어하는 부분이 나타난 것이다.

"나는 다 맞는데 네가 틀렸다!"


이 말을, 1대 1로, 한국인 엄마를 둔, 한국도 독일도 아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가, 이런 말을 아주 차갑고 서늘한 어투로 독일어로 따진다.


그 순간 알게 되었다.

정말 수많은 말도 안 되는 수만 수천 가지의 일들 중에서

나는 이런 부분에서 너무 지쳐있던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니,

지치다 못해 이제 들을 수가 없다고 하는 게 맞겠다.


나는 이야기했다.


"잘 들어, 내 설명이 아직 안 끝났어, 너는 처음 배우는 것이고, 너도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해. 그래서 배우는 거잖아. 설명을 더 해줘, 말어?"


그리고 약 2시간 후,

나는 더 이상 불가능하겠다는 통보를 했다.


드디어 발견하였다.

나는 이 독일어에 지쳐있다.

1. 언제나 그들은 본인들이 다 잘했다.

2. 책임은 언제나 남의 몫이다.

3. 본인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은 대답만,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 어른도 아이도, 사회 전체가 그렇다.

4. 친절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5. 본인 외는 모든 것을, 모든 사람을 무시한다.


이 모습이 보이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에너지가 없는 것이었다.

내가 이토록 지친 이유를 이제 알았다.

너무 개운하다!

속이 뻥 뚫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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