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나눔-다름을 인정하기

다른 걸까, 틀린 걸까?

by Traum

봄에 새소리를 듣고, 꽃과 새싹을 보고,

여름에 더위를 느끼고, 수영장을 가고, 좋은 날씨에 밖에서 뛰고 논다.

가을에 낙엽을 밟고, 빗소리와 우박 소리를 듣고, 다람쥐가 도토리 먹는 것을 본다.

겨울엔 바람을 느끼고, 추움을 느끼고, 눈을 기다리고, 눈사람도 만들어본다.


이렇게 다 할 수 있으면 정상일까? 못한다면 비정상일까? 이 중 하나라도 안되면 낙오되어야 하는 걸까? 버림을 받아야 할까?

지난 봄 학교 옆 축구장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일상적인 생활들과, 보고 느끼고 듣고 말하는 것들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감부터 매 순간마다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었다.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다르다는 것은 그 어떤 검사와 객관적 판단의 기준보다, 엄마는 훨씬 더 먼저 엄마이기 때문에 알게 된다. 하지만 그 순간이 얼마나 부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 잡히는 순간이겠는가는 아무나 감히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는 현실과 마주하고 아이를 위한 길이 보이기 시작하게 된다. 그것은 굳이 부모님을 만나보지 않아도, 아이들을 보면 바로 느낄 수 있다.

발달 장애 아이들과 처음 만난 날.

자폐, ADHD, 느린 아이들, 아스퍼거 증후군, 다운 증후군, 엔젤만 증후군 등등 많은 발달 장애 아이들을 한꺼번에 처음 만났던 그날을 잊지 못한다. 내가 처음 본 아이들의 모습은, 서로 돕고, 서로의 얼굴을 쓰다듬고, 서로 안아주며, "오늘 기분이 어때?"라고 말로, 그리고 눈으로 대화하는 장면이었다. 아이들의 얼굴은 행복해 보였다.


아이들에게 나의 등장은 낯선 사람이기에 놀라웠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조심스레 그리고 밝게 인사하며 다가가자, 아이들은 마치 나를 아는 사람처럼 다가와서 안겼다. 나는 당연히 놀랐고, 그 순간 많은 아이들의 눈을 마주하게 되었다.

누가 봐도 아이들은 너무도 순수하고 밝으며, 자신만의 표현을 알아주길 바랐다. 그러나 여태까지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지 못했었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내가 출근 첫 날 바로 알게 된 학교 안의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과 연결되었다.


학교의 아이들은 특수 장애를 갖고 있지만, 그 누구도 정상이다 비정상이라고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말할 수는 없다. 내가 찾은 학교의 첫 번째 문제가 그것이었다. 특수학교에 근무하는 많은 직책의 어른들이, 하루에도 너무 빈번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들에게 누가 들어도 기분이 좋지 않은 말들을 많이 한다.

처음에는 이런 말들이 그냥 그 순간 시끄러워서 혹은 바쁘고 정신없어서 하는 말인 줄 알았으나, 진심으로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정말 큰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날은 학교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창피하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선을 넘는 행동과 언행을 할 때이면, 나는 바로 중재에 나서지만, 20년째 살고 있는 독일... 이들을 설득하고 바꾸기란.. 거의 불가능함을 알고 있기에, 그 벽에 부딪히는 날이면 마음이 아프고, 퇴근 후에도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런 날들이 반복됨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은 너무 이쁘다. 도움을 주고받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말을 정확하게 하지 않아도, 표현이 부족해도, 모두 서로가 먼저 도와주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 아무런 편견이 없다. 서로가 다른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그 다름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기 때문에 다른 시선이 아닌, 서로의 존재의 소중함을 배우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조금씩 편견도 없어지고,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적어도 학교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조금 더 사랑으로 다가가고 마음을 열고, 아이들의 표현에 조금 더 귀 기울여주는 날이 다가오길 기대한다.

가을 어느날, 미술활동

어떤 날은 체력적으로 한계가 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가슴이 너무 아파서 울음을 참기도 한다.

어떤 날은 감동 받아서 말할 수 없이 기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안타까움에 슬프기도 하다.


그럴수록 아이들에게 더 따뜻한 눈길로, 마음과 소통하여, 마음을 더 잘 읽는 사람이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