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배우는 마음의 무게

배움은 늘 가장 순수한 곳에서 시작된다.

by 한 걸음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직업이 정말 나에게 맞는 걸까. 아니, 이 아이들 곁에 내가 함께 있는 게 맞는 걸까.


오늘 한 아이와 상담을 했다. 학교생활과 일상 이야기를 나누는 평범한 상담이었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다 보니 마음 한켠이 먹먹해졌다. 그 아이는 또래 형이 자주 시비를 걸어 다투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먼저 시비를 거는 법도 없고, 늘 논리적으로 해결하려 애쓰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계속 건드리니 결국 싸움으로 번지는 것이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 아직 어린 그 아이는 놀랍도록 바르고 따뜻했다.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고, 자신의 감정보다 배려를 먼저 꺼내놓는 아이였다. 나는 문득, 혹시라도 함께 혼냈던 순간에 마음이 상한 적이 있었을까 싶어 조심스레 말했다.

“혹시 선생님이 그때 같이 혼내서 마음 상한 적이 있었다면 미안해.”


그러자 아이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선생님은 저에게 미안할 게 없으세요.”


그 한마디가 마음에 오래 남는다.

나보다 훨씬 성숙한 마음을 지닌 아이 앞에서, 내가 더 나은 어른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는 아이를 가르치고 있는 게 아니라, 매일 아이들에게 ‘사람’으로서 배움을 얻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