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존재감이 없는 사람인줄 알았다.

청소 중 멈춰 선 손끝, 그때 울린 한 통의 전화

by 한 걸음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며칠 만에 원룸을 정리했다.

쌓인 먼지를 닦아내며 아무 생각 없이 손을 움직이고 있을 때,

탁자 위 핸드폰이 진동했다.


5년 전쯤, 교회에서 내가 유치부에서 담당하던 아이의 부모님이었다.

‘어,,? 무슨일이시지,,?‘

그 후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은 없었다.

다만 그분의 자녀들,

그 아이들과 나는 긴 시간 동안 마음을 나눠왔다.

내게는 그 아이들이, 그저 교회에서 보는 아이들이 아니라

어느새 ‘기다려지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분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웠다.

“지난주에 안 보이시길래요… 혹시 교회를 떠나신 건가 해서

너무 걱정되어서요…“

나는 안도하며 웃으며 말했다.

“저는 집사님의 아이들이 더욱 자라서 제가 있는 부서에 오는 모습을

보고싶어서라도 교회를 떠나지 않으려고 합니다, 계속 다닐거에요.”


나에게 연락하신 이유는,

그분은 아이가 지난주 예배 중에 나를 찾았다고 했다.

내가 교회에서 보이지 않으니, 다른곳으로 떠난 줄 알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렸다고.

평소엔 내가 먼저 찾고 다가가던 아이였다.

그런데 그날은, 그 아이가 나를 찾았다.


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 청소기를 붙잡은 채 멈춰 있었다.

방 안은 고요했고, 먼지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었다.

그 순간,

이상하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눈을 너무 오래뜨고 있었나…)


나는 늘 생각했다.

나는 없어도 되는 사람이라고.

누군가의 하루에 스쳐 지나가는,

기억되지 않는 사람이라고.


그런데 아니었다.

내가 사라졌을 때 나를 찾는 아이가 있었고,

내가 없을 때 나를 기다리는 마음이 있었다.


그 사실 하나가 나를 울렸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고요히, 오래도록 마음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