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지키는 불편함

아무렇지 않은 척 뒤에 숨어 있던 진짜 마음에 대하여

by 한 걸음

언제부터였을까.

누군가 나를 무시한다고 느끼는 상황에도, 불편한 상황에도, 나는 늘 웃으며 넘겼다.

“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

그 말들이 입에 너무 익어버려, 이제는 내 감정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때가 있다.


가끔은 아무렇지 않은 척 넘기는 게 가장 편한 방법처럼 느껴진다.

내가 조용히 있으면 세상도, 사람도, 관계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다시 흘러간다.

그게 익숙해지면 나는 언제부턴가 ‘아무렇지 않게 대해도 되는 사람’이 되어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을 지키고자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길은 종종 관계를 멀어지게 하고, 오히려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든다.

상대의 눈치를 보게 되고, 말 한마디에도 내 의도와 진심이 왜곡된다.

그래서 결국 또다시 한숨을 내쉰다.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며 스스로를 달랜다.


대충의 사과에도, 형식적인 미안함에도 “그래, 뭐 괜찮아”라며 넘기고 나면

세상은 다시 평온해진다. 하지만 그 평온 속에서 가장 다치는 건 늘 나였다.


나는 왜 언제나 관계 속에서 져야만 할까.

왜 늘 내려놓고, 삼키고, 참아야만 할까.

아마도 ‘쿨함’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나 자신을 지켜낼 용기를 잃어버렸던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