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줄이 쉽게 쓰이지 않았다
비가 조용히 도시를 적시는 아침, 늦게까지 자고 싶었지만 카톡 알림 소리가 하루의 시작을 밀어 올렸다. 힘들어하는 아동에 대한 팀장님의 메시지였다.
‘무엇이 그리 힘들었을까, 그런 결정만이 최선의 선택일까, 믿어준 만큼 그 아이는 달라질 수 있을까.’
답장을 쓰려다 멈추고, 지웠다가 다시 놓았다. 답장을 보내는 일조차 쉽지 않은 날이 있다.
그럼에도 운동 시간은 정확히 다가온다. 9시 30분, 나는 몸보다 마음을 먼저 일으켜 체육관으로 향했다. 관장님은 자율운동을 공지했고, 나는 잠긴 체육관 문을 열고 불을 킨 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다. 감미로운 음악을 틀자, 익숙한 운동복의 마찰음과 함께 형님들이 하나둘 씩 들어섰다.
형님들의 주도하에 이어진 스트레칭, 줄넘기, 덤벨쉐도우, 샌드백트레이닝, 그리고 스파링.
습한 공기 속에 숨이 묵직하게 내려앉았지만 ‘함께’라는 감각이 그 숨을 견디게 만들었다.
운동을 마친 뒤, 나는 체육관 아래 커피숍으로 내려가 커피 일곱 잔을 주문했다.
관장님께서 오전에 커피를 주문한 금액을 주시겠다고 말씀 하셨지만, ‘오늘 가장 행복한 사람이 사면 되죠.’라는 생각을 하며 내가 계산을 했다.
웃으며 형님들께 커피를 건넸고, 체육관엔 커피 향과 함께 온기가 퍼졌다.
잠시 후, 나는 자연스럽게 근력운동 존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데드리프트를 시작하며 허리가 아닌 엉덩이와 허벅지에 정확히 자극이 꽂혔다.
무게가 늘어나는 것도 성장의 증거지만, 자세가 교정되어 근육의 흐름이 정확히 느껴질 때야말로 내가 진짜로 성장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 근육의 흐름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 나 자신이 조금 대견했다.
예전엔 네 명이서 함께하던 이 루틴은 어느 순간 관장님과 나, 둘만 남았다. 그리고 오늘은 나 혼자였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멈추지 않고 같은 루틴을 이어가는 사람이 결국 흐름이 된다는 걸 이제는 안다.
비가 와도, 마음이 조금 늦게 따라와도, 삶이 자꾸 방향을 틀어도 나는 내 몸을 먼저 움직인다.
그렇게 하루를 다시 붙잡는다.
루틴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붙잡는 조용한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