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를 꿈꾸는 물 한 잔

투명한 잔 속에 머무른 커피의 그림자

by 한 걸음

방금 마신 물 한 모금에서 뜻밖에 라떼 맛이 났다.

투명한 물이었고, 평범한 얼음이었는데 입 안에 고소한 향이 스며들었다.


잠시 멍해졌다.

카페 얼음은 혹시 우유로 만든 걸까?

아니면 내 마음이 이미 라떼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던 걸까.


카페의 공간 깊숙이 퍼져 있던 커피향이

코끝을 스치며 후각 깊은 곳에 작은 기억 하나를 남겨 놓고 갔을지도 모른다.


현실은 분명 물인데,

감각은 조용히 라떼를 상상하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아무것에서나 그 흔적을 찾아내는지도 모른다.

카페 한 귀퉁이에 앉은 투명한 물 한 잔도

스스로를 라떼라고 믿으며 내 감각을 속삭였다.


오늘의 물은,

조용히 라떼를 꿈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