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서

by 한재영 신피질

세상이 너무 힘들어 견딜 수 없다면
가을에 공룡능선을 타라.

그곳에서 지옥은
천국이 된다.


숨이 턱에 차 다리 풀리는
지옥 같은 산행에
잠시 눈을 들면,

온갖 기암절벽에 수놓은
불타는 단풍이 있다.


하늘의 칼날이 조각한 바위 암벽 끝,
한 움큼 흙 속에 뿌리내린 소나무
세찬 바람맞아도 더욱 푸르다.



삶을 다시 일으키고 싶다면
신년 새벽, 오색으로 가라.
천 개의 랜턴 불빛이 강물 되어
산 위로 오르고,


대청봉 부는 칼바람 속
눈물진 두 눈에 비친
동해의 붉은 해를 보게 되리라.


바다와 하늘이 함께 타오를 때
너는 알게 된다.

태양처럼 다시 일어서는
너 자신을.


설악산 대청봉.png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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