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과 고양이 이야기 3부 -AI학습
고양이가 인간에게 특별한 존재로 여겨지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고대 이집트에서 찾을 수 있다. 이집트 사람들은 고양이를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신성한 존재로 생각했다. 곡물 창고를 지키고 쥐를 잡아주는 동물이었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바스테트’라는 여신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고양이를 해치는 행위는 큰 죄로 간주되었다. 어떤 기록에 따르면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죽으면 가족들이 애도를 표하기 위해 눈썹을 밀었다고 한다. 또 고양이를 미라로 만들어 함께 묻는 풍습도 있었다.
그만큼 인간과 고양이의 관계는 오래되었다. 그리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그 관계는 계속되고 있다. 다만 오늘날 고양이는 더 이상 곡물 창고를 지키는 동물이 아니라 인간의 집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이 되었다.
그러나 고양이의 역사에는 밝은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한때 고양이가 악마의 동물로 오해받았던 시기가 있었다. 특히 검은 고양이는 마녀와 연결된다는 미신이 퍼지면서 많은 고양이가 학대를 받거나 죽임을 당했다. 인간의 두려움과 미신이 만든 비극적인 시기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일이 오히려 인간에게 더 큰 재앙을 가져왔다고 말하는 역사학자들도 있다. 고양이가 줄어들면서 쥐가 급격히 늘어났고, 그 결과 흑사병이 더욱 빠르게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유럽 인구의 상당수가 흑사병으로 목숨을 잃었고, 인간은 뒤늦게 고양이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인간과 고양이의 관계는 때로는 오해와 두려움 속에 놓이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가까워졌다. 고양이는 다시 인간의 곁으로 돌아왔고, 인간 역시 고양이를 삶의 동반자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오늘날 고양이는 인간의 집 안에서 살아가는 가장 대표적인 반려동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종종 흥미로운 경험을 한다. 밤이 되면 고양이가 사람의 배 위나 가슴 위에 올라와 잠을 자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고양이는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동물이다. 사람의 몸은 고양이에게 매우 편안한 온도를 제공한다. 동시에 고양이는 자신이 신뢰하는 대상 곁에서 잠을 자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고양이가 사람 위에 올라와 잠을 잔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고양이는 사람의 심장 박동과 호흡의 리듬을 느끼며 안정감을 얻는다는 연구도 있다.
고양이는 독립적인 동물이지만 의외로 집에 대한 기억력도 뛰어나다. 고양이가 집을 나갔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을 기억하는 능력이 강하고 후각과 방향 감각도 매우 뛰어나다. 그래서 집 주변을 자신의 영역으로 인식하면 멀리 나갔다가도 다시 집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집 안에서 고양이가 특정한 사람을 더 따르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고양이는 집 안의 모든 사람을 동일하게 대하지 않는다. 보통 자신에게 가장 안정감을 주는 사람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일 수도 있고, 가장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일 수도 있다. 고양이는 큰 소리나 갑작스러운 움직임을 싫어하기 때문에 차분한 사람에게 더 쉽게 마음을 연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고양이가 갑자기 귀엽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몸을 비비거나, 천천히 눈을 깜박이거나, 배를 드러내고 눕는 행동이 그렇다. 이런 행동들은 고양이가 상대를 신뢰할 때 나타나는 행동이다. 특히 고양이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뜨는 행동은 고양이 세계에서의 일종의 평화의 신호라고 알려져 있다.
고양이가 인간에게 귀엽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한 감정만은 아니다. 인간의 뇌는 큰 눈, 둥근 얼굴, 작은 코와 같은 특징을 보면 보호 본능을 느끼도록 진화해 왔다. 이런 특징을 ‘베이비 스키마(baby schema)’라고 부르는데, 고양이는 이러한 특징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고양이를 볼 때 자연스럽게 보호하고 싶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고양이를 키울 때는 몇 가지 기본적인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익숙해져야 할 것은 배변 습관이다. 고양이는 매우 청결한 동물이라서 화장실이 더러우면 사용을 꺼리기도 한다. 그래서 모래 화장실은 항상 깨끗하게 관리해 주는 것이 좋다.
털갈이 역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겪는 가장 흔한 일 가운데 하나다. 특히 봄과 가을이 되면 고양이는 많은 털을 떨어뜨린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정기적으로 빗질을 해주면 털 관리에 도움이 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고양이의 사냥 본능이다. 고양이는 집 안에서 살아도 여전히 사냥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움직이는 물체를 보면 반사적으로 쫓아가거나 잡으려 한다. 집 안에서 고양이가 갑자기 뛰어다니거나 장난감을 사냥하듯 공격하는 모습도 이런 본능 때문이다.
그래서 고양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고양이가 놀 수 있는 장난감이나 캣타워 같은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다. 이런 물건들은 단순한 놀이 도구가 아니라 고양이의 본능을 건강하게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서도 일본은 특히 고양이를 좋아하는 문화로 유명하다. 일본에는 ‘고양이 섬’이라 불리는 곳들도 있고, 고양이를 주제로 한 만화와 캐릭터도 매우 많다. 상점 입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네키네코’라는 고양이 인형은 행운을 부르는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비교적 조용하고 작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일본의 도시 환경이 고양이의 생활 방식과 잘 맞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흥미롭게도 역사적으로 많은 예술가와 작가들이 고양이를 사랑했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고양이는 인간보다 훨씬 정직한 동물이다”라고 말했고,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수십 마리의 고양이를 키웠던 것으로 유명하다. 화가 파블로 피카소 역시 고양이를 매우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음악가 프레디 머큐리는 자신의 고양이들을 가족처럼 아꼈다.
예술가들이 고양이를 좋아한 이유는 어쩌면 단순하다. 고양이는 인간을 방해하지 않는다. 그러나 완전히 무관심한 것도 아니다. 조용히 같은 공간에 존재하며 때때로 다가와 곁에 앉는다.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존재는 매우 편안한 동반자가 된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동물을 바라볼 때 뇌에서 특별한 반응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동물을 쓰다듬거나 바라볼 때 인간의 몸에서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긴장이 낮아진다. 특히 고양이의 그르렁거리는 낮은 진동은 사람에게도 안정감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와 함께 살며 정서적인 위로를 받는다.
어쩌면 인간이 고양이를 사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인간에게 완전히 의존하지 않는다. 그러나 완전히 무관심한 것도 아니다. 때로는 거리를 두고, 때로는 조용히 다가와 곁에 앉는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개는 인간을 필요로 하지만 고양이는 인간을 선택한다.
그리고 어쩌면 인간은 바로 그 점 때문에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고양이를 키운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고양이가 인간을 길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