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인공지능 진화를 이끈 인프라
우리가 매일 쓰는 인터넷 서비스의 뒤에는 거대한 그림자가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늘 작동하는 전기처럼, 이 그림자는 전 세계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AI를 학습시키며, 우리가 한 번의 클릭만으로 영화를 보고 파일을 공유할 수 있게 해 준다.
그 이름은 바로 클라우드(Cloud) 다.
나는 최근 클라우드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걸까?”
“온프레미스는 클라우드가 아닌가?”
“무료로 쓸 수는 없을까?”
“인터넷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나?”
그리고 “그 역사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이런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클라우드의 본질이 눈에 그려졌다.
1.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의 차이
많은 사람들이 클라우드를 그냥 ‘데이터센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는 건물 속에 가득 찬 서버와 스토리지, 전력 장치와 냉각 장비다. 물리적인 기계와 공간의 집합체다.
반면 클라우드는 그 위에 얹혀 돌아가는 ‘서비스’다.
발전소가 있어야 전기를 공급할 수 있듯, 클라우드도 데이터센터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센터가 클라우드인 것은 아니다.
기업 내부에서만 쓰는 서버실, 은행이 직접 운영하는 전용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가 아니라 온프레미스(On-Premise)다.
2. 온프레미스, 클라우드, 그리고 하이브리드
온프레미스는 일종의 ‘내 집 마련’이다. 장비를 직접 사고, 관리하고, 보안도 스스로 책임진다. 안정감은 있지만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클라우드는 ‘호텔’이나 ‘월세집’ 같다. 필요할 때 쓰고, 필요 없을 땐 바로 떠날 수 있다. 대신 운영 정책과 요금에는 종속된다.
요즘 많은 기업들은 양쪽을 섞는다.
민감한 데이터는 내부 온프레미스에 두고, 대규모 AI 학습이나 변동이 큰 웹 서비스는 클라우드에 올린다.
이것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다.
또 어떤 기업은 AWS, Azure, GCP를 동시에 쓰기도 한다. 멀티 클라우드 전략이다.
3. 클라우드의 얼굴들
클라우드는 크게 세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IaaS: 가상 서버와 스토리지를 빌려 쓰는 인프라 서비스.
PaaS: AI 학습이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개발 플랫폼.
SaaS: 우리가 매일 쓰는 완성형 소프트웨어. 구글 드라이브, 오피스 365, 그리고 ChatGPT까지 모두 클라우드의 산물이다.
4. AI와 클라우드, 찰떡궁합
왜 클라우드가 AI의 심장일까? AI 학습에는 수천 개의 GPU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이 이 모든 장비를 직접 살 수는 없다.
클라우드에서는 버튼 한 번으로 그 수천 개의 GPU를 단기간 빌릴 수 있다. 트래픽이 몰리는 순간 자동으로 서버가 늘어나고, 데이터 분석도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된다.
AI와 클라우드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이유다.
5. 장점과 주의점
클라우드는 초기비용 부담을 낮추고, 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하며, 최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즉시 쓸 수 있다. 그러나 주의할 점도 있다. 민감한 데이터 보안 문제, 비용 폭증 가능성, 특정 업체에 종속되는 위험이다.
6. 클라우드의 역사
사실 클라우드라는 개념은 1960년대부터 있었다. MIT의 존 맥카시는 “컴퓨팅은 언젠가 전기처럼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세일즈포스가 웹 기반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면서 SaaS의 문이 열렸고, 2006년 아마존이 AWS를 출범시키며 현대적 의미의 클라우드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0년대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됐다. 그리고 2020년대, 클라우드는 생성형 AI와 함께 인류가 의존하는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심장’이 되었다.
7.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CSP의 점유율
2025년 현재, 클라우드 시장은 세 거인이 지배하고 있다.
AWS가 약 30%, Azure가 20%, Google Cloud가 13%.
이 세 회사만으로 전 세계의 63% 이상을 차지한다.
그 뒤를 알리바바와 오라클, IBM, 텐센트, 화웨이가 잇고 있다. 사실상 클라우드 인프라는 소수 기업이 과점하는 구조다.
8. 클라우드 서비스 무료는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클라우드는 다 유료냐고. 답은 “아니다.” 대부분의 클라우드 업체는 무료 체험 계정을 제공한다.
구글 드라이브 15GB 무료 저장, AWS와 Azure의 1년 무료 체험.
하지만 진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면 결국 비용을 내야 한다. 컴퓨팅 시간, 저장 공간, 네트워크 전송량, API 호출 등 모든 게 과금된다.
9. 인터넷 기반의 클라우드
클라우드는 기본적으로 인터넷이 있어야 작동한다. 인터넷이 도로라면, 클라우드는 그 위를 달리는 차와 화물이다. 인터넷 없이는 달릴 수 없다.
다만 일부 보안 환경에서는 외부 인터넷을 차단하고 내부 전용망에서만 작동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도 있다.
그리고 지연시간을 줄이기 위해 엣지 컴퓨팅이 도입되면서, 클라우드와 현장 처리 사이의 균형이 만들어지고 있다.
10. 요약하면
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 위에 올라선 서비스다.
온프레미스는 클라우드가 아니지만, 두 세계는 하이브리드로 연결된다.
1960년대에 시작된 개념은 2006년 AWS를 기점으로 폭발했고, 지금은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가 됐다.
무료로 맛볼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 쓰면 반드시 비용을 내야 한다.
무엇보다, 클라우드는 인터넷이라는 도로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지금 쓰고 있는 파일과 사진이 어디에 저장돼 있는지 의식해 본 적이 있나?
혹시 인터넷이 단 하루만 멈춘다면, 우리의 일상은 얼마나 흔들릴까?
클라우드가 보이지 않는 심장처럼 우리 삶을 지탱하고 있다면,
클라우드는 단순한 저장 공간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심장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