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ART1 인공지능의 탄생과 진화, 3장 인공지능 진화를 이끈 인프라
반도체 생산 라인을 팹이라 한다. 이것은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의 약자이다. 제조 또는 조립이라는 말이다. 실리콘(원료는 모래, 석영)으로 만든 가는 판, 웨이퍼에 수십, 수백 개의 반도체 칩을 집적하는 공정을 말한다.
( 12인치 웨이퍼 )
최근 공정이 미세하고 복잡해져서 첨단 공정 FAB 설립 비용은 10조~20조 원 사이,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하다.
( FAB 내부 )
특히 네덜란드 ASML(구 필립스 반도체 )의 노광장비인 EUV(Extreme Ultraviolet Lithography)는 극 자외선 빛을 쏘아 더 미세한 회로를 웨이퍼에 새길수 있는 장비인데, 무척 고가다.
최신 장비 한대는 4천억 원이고, 첨단공정에는 1개의 팹에 20~30대가 필요하다.
보잉 787 가격이 한 대에 3500억원 정도로 노광장비 한대가 비행기 보다 비싸다.
반도체는 구리 및 화학물질과, 빛을 활용하여, 웨이퍼 내에 회로를 설계한다.
설계된 웨이퍼는 전기적 테스트를 한 후, 패키징을 한다. 전공정을 팹, 후공정을 패키징 공정이라고 한다.
삼성전자 및 SK 하이닉스는 메모리가 주력이다. 메모리는 이 모든 단계를 자체 생산하고, 판매도 자체적으로 시행한다. 메모리는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PC , TV등에 반드시 써야 하는 표준 범용 제품이다. 이처럼 설계 및 Fab 등 모든 과정을 한 회사에서 하는 것을 IDM(Integrated Manufacturer)이라 한다. 인텔 및 마이크론도 IDM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AI가속기(GPU+Memory), 특히 고속 AI 가속기에 빠른 Data 처리를 위하여, Data 통로를 많이 만들 수 있는 HBM( High Bandwith Memory) 초고대역폭 메모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SK 하이닉스가 승승장구한 이유이다.
( HBM은 적층이다- HBM 12단을 쌓은 마이크론 모형 )
인공지능시대 최고의 강자는 엔비디아(NVIDIA)이다. 엔비디아는 현재(2025년 8월 )시가총액 4.4조 달러이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반도체 회사이지만, FAB을 가지고 있지 않다. 설계만 하고, 제조는 TSMC에게 위탁한다.
이렇게 반도체 설계만 하고, FAB을 가지고 있지 않는 회사를 팹리스(Fabless)라고 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25의 프리미엄급 모델에 자체 칩(AP)인 엑시노스를 사용하지 않고, 미국 퀄컴사의 스냅드래곤을 사용했다. 이 퀄컴이 대표적인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AP의 팹리스 업체이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시스템 LSI (Large Scale Integration대규모 집적회로) 사업부가 자체 Fab을 보유하였지만, APPLE의 AP를 위탁생산 하면서 분리시켜서,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를 별도로 만들었다.
지금은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는 한국에서 가장 큰 팹리스 사업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엑시노스 AP 등 다양한 제품을 설계하지만, 발열 문제등 여러 가지 이슈로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가 퀄컴 제품인 스냅드래곤을 사용하면서, 시스템 LSI와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가 힘든 상황이다.
(삼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Exynos AP)
2007년 애플이 스마트폰 시대를 오픈하고, 그 뒤로 빅테크들이 거대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면서, 수많은 서버가 필요해지자, 자체 응용 체계에 맞는 전용칩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가 돌입하고, 자율주행차등 다양한 응용처가 산업에서 폭발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런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설계 회사들과 빅테크들의 자체 설계 인력 확장에 따라, 설계를 하면, 제조를 할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각 회사들이 자신의 사업에 맞는 전용칩을 설계하거나, 설계를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로부터 요청을 받아, 반도체 칩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회사가 파운드리 회사이다.
그 대표적인 회사가 대만의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이다.
TSMC는 원래 중국계인 모리스 창(장충모)이 대만 신주에 설립한 파운드리 회사다.
모리스 창은 미국 TI(Texas Instrument)의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25년 경력이 있고, 대만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으로 스카우트되었다.
모리스 창은 제조 공정 출신으로 처음부터 반도체는 설계와 제조공정이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제조 공정에 집중하는 TSMC를 설립했다.
TSMC는 화웨이등 중국 스마트폰의 급격한 성장, 그리고 2014년 APPLE이 삼성과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대규모 물량을 삼성파운드리에서, TSMC로 이전한 이후, 급격하게 성장했다.
특히 엔비디아 AI 가속기 물량이 대량으로 팔리게 됨에 따라, TSMC의 위상은 급격하게 늘었고, 삼성 파운드리는 Apple 및 엔비디아의 TSMC 이전, 그리고 자체 스마트폰 AP 마저 생산이 줄어들면서 힘든 상황이다.
최근 빅테크인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빅테크 등도 전용칩(SoC)을 직접 설계하고 성능, 비용, 전력 효율을 최대한 높이고 있다. 이들도 설계만 하고 생산은 TSMC에서 한다.
특히 수많은 벤처 팹리스 업체들이 출현하여 다양한 응용처의 설계를 하고, 그것을 파운드리에 위탁 생산하고 있다.
한국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AI 전용칩을 생산하는 팹리스 업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리벨리온, 퓨리오사, 딥엑스등이 있고, 자율주행차 관련에서는 보스반도체가 있다.
공정이 조금 앞선 5NS 공정에 최소한 칩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수천억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하기는 어렵고, 대기업과 협업을 하지 않으면 개발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비용이 든다.
한국 AI 팹리스 등 파운드리 전반의 생태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 자본 펀딩 구조의 취약성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