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엔 Fløyen에서

by MOC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다. 베르겐 전체가 시야에 들어오고 몇 마디 감탄사를 내놓는 외에는. 이곳을 안내한 게일도 별 말없이 내게 감상의 여유를 허락하는 듯했다. 비내린 어젯밤의 첫인상을 말끔히 바꿔놓는 이 쾌청하고 이국적인 풍경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플로엔 언덕에 서서.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 2017.10.09.


분기점(threshold)으로


런던에서 시작한 첫유럽여행은 프랑스, 독일, 덴마크를 거쳐 노르웨이에 이르렀다. 이곳 베르겐에 오기까지 2주 정도의 일정은 도시 중심의 문화여행이었다. 역사, 문화, 종교 등 여러 인문적 학습을 통해 첫유럽여행을 알차게 보내기 위한 준비를 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만큼 진실된 격언은 없을 것이다. 아, 그러나 이 플로엔 언덕에 서서 이 경치를 보고 감탄을 자아낼 때(awe-experience) 난 무엇 준비했었나.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탑승하여 덴마크 코펜하겐을 경유하여 베르겐에 도착하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한 건 나였다. 3일짜리 베르겐 패스를 예약한 것 역시 나였지만 베르겐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나의 오랜 친구 게일이 이곳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그를 믿고 왔기 때문이다. 조금은 안이한 준비였을까.


오슬로에서 귀국할 때까지 나흘을 더 보내게 될 노르웨이는 전반전과는 다른 후반전이 될 것임을 확실했다. 앞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건 특히 여행에 관하여 특별한 진실을 담고 있긴 하지만 플로엔에 서서 본 이 광경은 지(知)를 넘어선 세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난 이런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일 의지가 있었고 저 바닷가 흰 물보라를 그으며 떠나는 페리(ferry)가 다음 여정을 예비하고 있었다. 이번 여행의 분기점을 맞았다.



2025.06.21.


https://www.floyen.no/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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