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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Mar 06. 2024

10대~50,60대 나이를 초월한 모두의 고민은 뭘까?

뭣이 중헌디?

도서관에 갔다 청소년을 위한 '진로'에 관련된 책 몇 권을 빌려왔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청소년을 위한 진로 인문학'이라는 책이었다. 책에는 알만한 대기업에 다니며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 이야기 대신,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업을 선택한 인문학자, 작가, 철학자 8명의 강의내용이 담겨있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지 않았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어떻게 자신을 표현하며 자기답게 살아가고 싶은지?'끊임없이 질문했다.  질문들을 보며  역시 생각에 잠겼다.


퇴근길,  셋을 키우며 일하는 워킹맘 동생과 전화통화를 했다. 동생은 갑자기 잘 다니던 직장을 사직하겠다는 매제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마흔이 넘은 매제는 대학 졸업 후 한 직종에서 경력을 쌓으며 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동생은 복지, 연봉이 가장 좋은 직장에서 이제야 '안정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대체 뭘 하려고 그런데?'


'용접 배운데, 이제 머리 쓰는 일 안 하고 싶대'


'그냥 머리 쓰는 게 싫은 거야? 아님 본인이 하고 싶어 죽겠는 거야?'


'언니야... 너는 애도 없고 혼자니까 너만 생각하고 좋아하는 찾지, 애가 셋 있어봐라. 걔네 풍족하게 키우는 게 중허지. 무슨 적성이고 흥미야, 그냥 돈 많이 주는데 가는 거야. 그게 부모 마음이야'


'그래.. 우린 입장이 다를 수 있겠다'

동생이 이해는 된다. 옆에서 보니 애들한테 한두 푼 들어가는 게 아니고, 셋을 대학까지 서포트하려면... 그렇다 해도 그들 역시 부모이기 전 한 인간으로서, 돈만 보고 일을 선택할 수 있다고? 자신으로 가장 오랜 시간 존재하는 곳이 직장이고 하는 일인데, 일을 '돈 양'으로 선택한다이야기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었다.


성북문화재단 대표 '김종휘'님은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청소년의 고민을 상담해 주는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던 적이 있는데 고민을 보낸 사람의 절반이 20대, 25%가 10대,  나머지 25%는 30대였다. 더 재밌는 사실은 주 청취자가 50대 이상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10~30대가 보내온 고민의 본질은 같았다. '누군가에게 지지받고 싶다.',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사연을 보냈다면 40대, 50대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되려고 노력한다. 가정에서, 회사에서, 세계 무대에서. 하물며 아이들도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느끼면 닫았던 마음을 다.


환자 중 8살 여자아이가 있었다. 처음엔 묻는 말에 대답도 안 하고 침울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내가 아이의 곱슬머리가 예쁘다고 칭찬을 하자 다가와 길게 풀어진 내 머리를 묶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솔직히 머리가 길어서 불편했는데 네가 묶어주니까 너무 좋다'라는 말에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였다는 자신의 쓸모에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아이가 묶어준 머리

내가 생각하는 '일의 본질'은 누군가에게 유용함을 주는 것이다. 회사에는 이익을,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자신에게는 성장과 만족을. 일을 통해 자신의 쓸모를 발견하면  자신의 행복은 물론 이웃을,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데도 자신의 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돈에게 넘겨준다는 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새끼손가락을 살짝 베어도 온몸에서 통증을 느끼듯, 일은 우리 삶의 일부다. 좋아하지 않은 일을 한다면, 자신의 삶이 즐겁고 행복할리는 만무하다. 물론, 난 아이를 키우지 않아 부모의 입장은 충분치 않을 수 있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것.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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