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7년 차 간헐적 단식 중이다. 정확히 말하면 2006년 7월부터 지금까지 하루 한 끼만 먹고 있다. 지금이야 다이어트 목적으로 간헐적 단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때의 나는 하루한끼만먹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2006년 6월 31일, 아랍 에미레이츠 항공 승무원이 되었다. 처음 경험하는 타국살이에 모든 것이 낯설었다. 게다가 나는 요리에 관심도 없어 밥도 할 줄 모르는 상태였다. 배울 의지도 없고 챙겨줄 사람도 없으니 방법은 한 가지였다. '최대한 끼니를 줄이고 사 먹는 것'
비행 가서 먹는 외국 음식들은 영 입맛에 맞지 않았다. 나는 까탈스러운 미식가는 아니지만 느끼하고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식도 못하니 최후의 수단으로비행 때마다 각 나라'마트'의 비조리 식품을 구매했다. 각종 시리얼, 뮤즐리, 오븐에 굽기만 하면 되는 냉동식품, 요플레 등. 비조리식품이지만 매끼를 먹기엔 물리는 음식이기도 했다.
'그냥 한 끼만 먹자!'
비행이 없을 땐 느지막이 일어나 한 끼를 대충 때우고 비행 중엔 기내식으로 대신했다. 한 끼만 먹으니 나머지 두 끼는 걱정을 안 해도 되어 편했다. 게다가 음식 준비, 조리, 뒤처리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니 그만큼 여유시간이 생겼다.
'괜찮은데?'
두바이에서는 끼니를 챙길엄두가 나지 않아한끼만 먹기 시작했고 3년을 하다 보니 습관이 되어 지속했다. 승무원을 관두고 한국에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고국에서는 늦깎이 편입생이 되어 하루 한 끼만 먹고 나머지 시간은 공부에 투자했다.
그렇게 계속된 하루 한 끼 식사는 간헐적 단식이라는 다이어트비법으로 각광받기 시작됐다.
"왜 한 끼만 먹어요? 배 안고파요? 난 한 끼만 안 먹어도 손이 떨리던데.. 뭐 먹고살아요?"
'한 끼만 먹어보려 했는데 도저히 안되더라.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데 비법이 뭐냐' 등등 내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하루 한 끼 습관에 관한 것들이다. 처음엔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장단점까지 세세히 알려줬지만 매번 설명하기도 귀찮아 이제는 웃으며 한 마디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