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아침, 내 안의 다른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원래 무언가에 빠지면 몰입하는 사람이다. '꾸준하고 성실하고, 집중력도 있는 편이다.'라고 지금까지는 스스로 생각했다. 그래서 고시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면서 집중하지 못하고 딴짓하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이해가 안 됐다.
“간절하지 않은 거 아니야?”
나도 모르게 그런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조금은 냉정하게 바라봤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요즘, 나도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직업상담사 실기 시험', 물론 공무원 시험처럼 몇 년을 걸고 준비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당장 내겐 중요한 목표다. 짧지만 밀도 있게 집중해야 하는 타이밍이지만 예상한 만큼 공부가 되지 않는다.
종종, 자주 딴짓을 했고, 계획했던 시간만큼 채우지 못했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 불안은 나의 몸을 아프게 누르고 마음을 나약하게 만들었다. 결국 출근길 아침, 고장 난 마음 때문에 사고가 날 뻔했다.
1분이라도 빨리 사무실에 도착해 못다 한 공부를 하려고 했지만, 평택 시내엔 느리게 달리는 차들이 많았다. 미군부대 주변이라 그런지, 부대 내의 습관처럼 시속 30~40km로 달리는 차들이 도로에 많다. 내 마음은 바쁜데, 출근하는 차들은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았다.
결국 신호가 바뀌는 와중에 무리하게 교차로를 지나게 됐고, 한 운전자가 창문을 내리고 날 노려봤다.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얼굴이 시뻘게졌다. 나는 두 손 모아 “죄송합니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하면서 문득 든 생각.
'이게 뭐 하는 짓이지...? 나 왜 이러고 사냐'
어제 공부하지 못한 나를 원망하고, 오늘 아침의 나를 자책하며, 어디에도 떳떳하지 못한 마음이 되었다. 그 와중에 문득 이런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에 공무원 준비를 하며 힘들어하던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했던 말.
‘왜 저렇게 나약하지?’
그 말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내 가슴에 꽂혔다.
이제, 그 마음을 너무 이해한다. 마음이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날이 있다. 간절한 마음과 집중력 사이 수많은 감정이 끼어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누군가가 멈칫할 때, 나아가지 못하고 자신을 탓하고 있을 그 마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마음은, ‘나도 알고 있어, 정말 그러고 싶지 않지만 잘 안 돼’라는 애쓰는 마음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 다그치기보다 그 마음 옆에 잠시 앉아 “괜찮아, 나도 그랬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자기 속도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방향을 찾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