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이 왜 이리 낯설었을까?
“당신이 받아본 최고의 칭찬은 무엇인가요?”
불쑥 들어온 질문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어린 시절기억부터 소환해 생각해 보려 애썼지만, 떠오르는 장면이 없었다. 나는 칭찬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고, 더 무서운 건, 그게 너무 익숙했다는 거였다.
나는 지금 코칭을 공부하고 있다. 실제 내담자를 만나 진로코칭을 하기도 하고, 자격시험을 준비하며 실습을 반복 중이다. 그런데 자꾸 걸리는 항목이 있다. 바로 ‘인정과 칭찬’이다. 나는 칭찬에 박한 코치다. 상대의 노력과 용기를 인정하기보다, 개선점이 먼저 보인다. '이 부분만 보완하면 더 좋아질 것 같은데..'와 함께 ‘그가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하는 나의 에고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뿐만이 아니다. 칭찬을 듣고 받아들이는 것도 서툴다. “선생님 덕분에 병원에 합격했어요.",“코칭 덕분에 고민이 정리됐어요.” 이런 피드백을 들으면, 감사함보단 그냥 '인사치레겠지’ 라며 손사래를 친다. 기분이 좋아지기보단 민망하고 불편하다. 나는 스스로조차 한 번도 “나,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본 적이 없다. 그런 내가, 진심으로 울림을 느낀 순간이 있었다.
나는 작년 9월부터 혼자 예방접종실을 책임지고 있다. 작은 실수 하나가 전체 클리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자리다. 그래도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서 감사히 다니고 있다. 하지만 실수는 크게 드러나지만 일을 열심히 한다고 눈에 띄는 부서는 아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간호사의 날. 익명의 동료에게 엽서 한 장을 받았다.
"나는 네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충분한 평판을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해. 늘 도움을 줘서 고마워."
그 말을 읽는 순간, 가슴 깊은 곳이 뭉클해졌다. 그동안 말없이 애쓴 시간, 이 시간들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됐다는 그 한 문장이 나를 단단하게 붙잡았다. 그 엽서는 지금도 내 책상 서랍 안에 있다. 민망해서 감동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넣어뒀지만 칭찬받았던 경험에 대해 질문받자 가장 먼저 그 엽서가 떠올랐다.
코칭 교육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 그 엽서를 다시 꺼내 읽어보니 “나, 잘하고 있었구나.” 그제야 마음 깊이 울림이 왔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환자와 동료들이 더 편하게 예방접종실을 이용하려면, 내가 무엇을 더 해볼 수 있을까?”
칭찬은 나를 멈추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개선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게 진심 어린 ‘인정’의 힘이었다. 다그침은 불안과 강박을 낳지만, 인정은 주체적 성장의 에너지를 만든다. 이제야 알겠다. 왜 코칭에서 ‘인정과 칭찬’이 그렇게 중요한지. 왜 내가 먼저, 나 자신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는지.
오늘부터 연습해보려 한다. 매일 하루 한 번, 나 자신을 인정하는 말 써보기. 하루 한 번, 누군가에게 진심 담긴 칭찬 건네기.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이 감정을 아는 나는, 이제 피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당신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받아본 최고의 칭찬은 무엇인가?
그 칭찬은 당신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