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을 때려치우려던 날...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by 희원다움

“내가 코칭을 하면, 정말 도움이 되긴 할까?”

첫 고객을 떠나보내던 날, 그 질문만 남았다. 3번의 코칭세션에서 고객이 이야기했던 방향과는 다른 게 마무리가 되었고, 그 순간 '나는 역량이 한참 부족하구나. 고객을 진심으로 믿지 못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내 욕심,

‘이 방향이 정답이지’라는 내 확신,

그리고 그 모든 판단 뒤에는 내 에고가 숨어있었다.


수평적인 파트너로서의 코치라는 이름 아래, 나는 은근히 고객을 끌고 가고 있었다. 고객님을 믿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사실은 내 방향으로 이끌고 있던 거다. ‘첫 고객이니까 다음부터 잘하자.’ 스스로를 달래며 다음 고객을 맞았다.


두 번째 고객님은 같은 업계에서 근무하시는 간호사 선생님이었다. 나는 간호사로서 진로 강의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이 선생님은 요런 방향이 좋을 것 같다’는 내 안의 그림이 너무나 뚜렷하게 그려졌다. 코칭이 멘토링으로 흐르지 않도록 애썼고, 조언을 하지 않는다는 코치로서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매 순간 알아차리려 노력했다.

그 와중에 코치로서 개인적인 슬럼프가 찾아왔다. 전문코치 자격을 준비하며 받는 피드백은, 나를 성장시키기보다 작아지게 했다. ‘내가 코치로서 자격이 있나?’, ‘굳이 이렇게까지 노력해야 할 필요 있을까?’ 두려움과 무력감이 덮쳐왔다. 그때였다. 두 번째 고객님께서 문자를 보내셨다.

“코칭을 그만 받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나는 직감했다. ‘아, 내가 코칭을 잘 못해서 그러신 거구나.’ 슬럼프 속에서 그 문자를 받으니 두려웠다. 하지만 이대로 도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코칭 기간 동안 어떠셨는지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피드백을 듣고 싶어요." 내 부족함이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를 알고, 코치로서 다시 천천히 역량을 쌓아가고 싶었다.


마지막 회기. 나는 부족함을 인정하고 쓴소리를 들을 각오로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그런데, 선생님은 오히려 이렇게 말씀하셨다. “코칭을 받으며 자신감을 얻었어요. 실행하지 못했던 것들을 직접 해보게 됐고, 저도 변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나쁜 질문도 없고 망한 코칭은 없다고 하더니 부족한 나와의 코칭에서도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한 걸음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진심이었다. ‘그간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연신 전해오는 고마움 속에서, 나는 말했다. “고마운 건 저예요. 선생님이 제 은인이시거든요.”


선생님의 발견과 변화를 통해 나는 코치로서의 여정을 이어가야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코칭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있다. 머리로만 알고, 마음으로 믿지 못했던 그 말,


“고객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다.”


그 한 문장이 이제는 내 가슴에 새겨졌다. 이 믿음 하나 품고, 나는 다시 이 길을 걷는다. 고객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 내가 바라는 방향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삶을 향해 걸어가도록 믿고 동행하는 코치.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나의 소우주다. 그리고 나는 곁에서 그 우주를 탐험하는 동반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