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프리패스를 원한다면?
나는 정말 잘 웃는다. 입꼬리가 양쪽 모두 균형 있게 올라가고, 신기한 건 아무리 오래 웃고 있어도 얼굴 근육에 쥐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웃는 얼굴 덕분에 면접에서도 좋은 결과가 많았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미소가 좋아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웃음이 특별한 재능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자연스럽게 늘 웃고 있었다. 그러다 면접을 준비할 때 다른 친구들이 웃는 연습을 하는 걸 보며, '나는 웃는 것만큼은 타고났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어릴 때, 내 별명은 ‘울보’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이전 앨범을 보면 눈물과 콧물로 가득한 얼굴뿐이다.
그랬던 내가 초등학교 5~6학년쯤 좋아하는 연예인이 생기고, 좋아하는 남학생도 생겼다. 그 무렵부터 거울을 보는 눈이 달라지면서 내 얼굴에서 단점들이 두드러져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각진 턱과 도드라진 광대는 콤플렉스였다.
거울 앞에 서서 양손으로 턱과 광대를 가리면, 그제야 조금 괜찮아 보였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커서 돈을 벌면 꼭 턱을 깎자.’ 그건 어린 시절에 생긴, 꽤 오래된 내 목표였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수술비를 마련하기 전까지는 지금 이 얼굴을 어떻게든 더 나아 보이게 하고 싶었다. 내가 웃기 시작한 건, 바로 그때부터였다.
민망하면 민망해서 웃고, 기쁘면 기뻐서 웃었다. 입꼬리를 올리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얼굴이 훨씬 부드러워 보였다. 한 번은 선생님께 혼나던 중 민망해서 나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가 교실에서 쫓겨난 적도 있다. 그렇게 웃는 얼굴은 어느새 나에게 익숙한 모습이 되어갔다.
어른이 되어 돈을 벌고 있지만 결국 수술은 하지 않았다. 대신, 웃는 얼굴 하나로 얻은 기회는 많아졌다. 면접장에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첫 만남에서, 그리고 내 인상을 기억해 주는 수많은 순간마다. 이제는 내가 웃지 않으면 오히려 어색하다. 무표정이면 스스로도 낯설고, 심지어 못생겨 보인다.
특히, 여권 사진 찍을 때 힘들었다. 나는 이를 드러내고 웃을 때 가장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는데, 이빨을 보이지 말라고 하니 꼭 어색한 ‘썩소’가 되어버렸다. 그 사진을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나는 웃을 때, 가장 나답고 편안하다.'
어릴 적 외모 콤플렉스를 미소로 극복하고 나서, 내 인생도 함께 밝아졌다. 웃는 얼굴이 나에게 준 선물은 단순히 좋은 인상이 아니었다. 관계, 기회, 자신감, 그리고 삶의 태도까지 바뀌었다. 이제는 웃는 얼굴이 예쁜 할머니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되려면 어떤 일에도 웃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있어야 할 테니까.
이 글을 읽는 당신, 지금 입꼬리를 살짝 올려보길 바란다. 생각보다 괜찮은 얼굴이 거기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미소가 당신의 하루를 아주 조금 환하게 바꿔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