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교육대학교 진로·직업상담전공 면접을 다녀왔다. 준비하는 동안에는 긴장감이 컸지만, 면접장을 나오고 나니 ‘이 과정 자체가 나를 더 알아가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1. 한기대는 어떤 곳이었나
한기대는 고용노동부가 설립한 학교답게 직업능력개발·인적자원개발 분야에서 실무형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면접장에는 이미 각자의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지원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면접 역시 대학 설립 취지에 맞게 ‘실무 중심 인재'를 선발하려는 의도의 질문이 많았다.
2. 면접 시작: 전공 지문 해석 시험
면접은 전공 지문 해석 시험으로 시작되었다. 아침 면접자들은 9시 30분부터 10시까지 함께 시험을 봤고, ‘life-span’, ‘life-space’ 이론을 다룬 영어 지문을 직접 한글로 해석해 적는 방식이었다.
영어 시험을 보기 전, 교수님이 직접 오셔서 “이 시험은 전공 이론을 읽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이지, 면접의 합격, 불합격을 가르는 시험은 아니다. 편하게 보라.”고 하셔서 긴장이 조금은 풀렸다. 나는 10시 첫 타임 면접이라 9시 55분까지 영어 해석을 마친 뒤 다른 3명과 바로 면접실로 이동했다.
3. 지원 동기
면접은 교수님 세 분과 지원자 네 명이 함께하는 다대다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를 제외한 세 분은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 대학교 등에서 15년 넘게 직업상담사로 근무 중인 분들이었다. 현장에서 오래 활동해 온 지원자들이라 학교가 지향하는 실무 중심성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첫 질문은 “왜 한기대를 지원했나요?”라는 동기를 묻는 질문이었다. 나는 진로가 단순히 직업 선택이 아니라 자기 이해와 삶 전반이 맞물린 과정이라는 점을 현장에서 꾸준히 느껴왔다는 맥락으로 대답했다. 이 부분을 더 깊고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었고, 실무와 이론이 균형 있게 구성된 한기대에 지원했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4. 강점
강점을 묻는 공통 질문에서는 앞서 다른 지원자들이 오래된 경력과 끈기를 강점으로 말했다. 그래서 조금 다른 결을 가진 나의 장점을 전달하고 싶었다. 여러 전공과 직무를 넘나들며 일해올 수 있었던 이유인 새로운 배움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 그리고 타인의 피드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내 삶에 적용해 온 유연성이라고 답했다.
5. 학업과 일 병행 가능성(개별질문)
지원 동기를 답하자마자'나에게 하는 일이 다른데 “학업을 지속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섞인 질문을 받았다. 나는 단순히 ‘할 수 있다’는 의지보다 실제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점을 말했다.
미군부대 병원은 추가업무가 없고 주말은 온전히 학업에 투자할 수 있으며, 집에서 학교까지 30분 정도로 이동 시간이 짧아 학습에 쓸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6. 지금까지의 전공과 직업상담은 많이 다른데, 무엇이 다르며 이 차이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개별 질문)
대답 후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네 번의 커리어 전환 모두 낯선 영역에서 시작했지만
배움 자체에 설렘이 있었고 꾸준히 노력해 결국 해내왔다는 점을 중심으로 이야기했다. 나는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데 두려움보다 기대가 더 크다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관점이 더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호학과 직업상담이 서로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돕는다’는 본질에서는 이어져 있으며 나의 부족한 부분을 배우기 위해 대학원을 선택했다는 점을 어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7. 학교에서 배운 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현재 간호사로 근무하며 학생들과 성인을 대상으로 진로 강의와 코칭을 꾸준히 하고 있다. 지금처럼, 대학원에서 상담이론과 실무 지식을 배우게 돠다면 단순히 동기부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천하고 삶을 바꿀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라고 했다.
면접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조금 더 잘 말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그보다 더 분명했던 건, 내가 왜 이 공부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확신이었다. 결과와 상관없이 이 경험은 분명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다. 이 글이 앞으로 대학원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