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차 간헐적 단식러의 탄수화물 식단

탄수화물 중독, 멈출 수 없다

by 희원다움

새해를 맞아 나는 어느덧 18년 차 간헐적 단식러가 되었다.


지난 연말에는 숙제처럼 미뤄둔 건강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이상 없음'. 내 식습관을 걱정하던 주변 사람들의 우려가 무색하게 위내시경 결과도 아주 깨끗했다. 나에게 잘 맞는 라이프스타일이니 이대로 고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대체 무엇으로 그 소중한 한 끼를 채우는지 묻곤 한다. 나의 주식은 여전히 두부, 구운 닭고기나 생선, 그리고 스크램블 에그가 메인이다.

요즘은 김치찌개에 푹 빠져 이틀에 한 번꼴로 '찌개에 빠진 두부'를 메인으로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단백질 위주의 메뉴를 듣고 나면, 사람들은 꼭 이런 질문을 한다.


"그럼 탄수화물은요?
밥은 따로 안 드세요?"


사실 주식인 김치나 반찬들에도 탄수화물은 꽤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굳이 탄수화물에 대해 다시 묻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밥과 반찬이 기본인 우리나라 식문화에서, 밥 대신 에너지를 채워줄 무언가가 분명 따로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함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당연히 탄수화물을 먹는다. 단지 주식으로 '밥'을 먹지 않을 뿐이다. 나의 식사 순서는 메인(단백질), 탄수화물, 디저트 순인데, 탄수화물은 주로 고구마, 옥수수, 밤 같은 구황작물로 대신한다. 사실 구황작물 마니아인 데다 하루 한 끼라는 한정된 기회를 생각하면, 과자 같은 나쁜 탄수화물은 먹고 싶지가 않다.


특히 요즘 푹 빠져있는 건 얇게 슬라이스해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고구마다. 무첨가물인데도 굉장히 달콤하고 바삭해서 마치 감자칩 과자를 먹는 기분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을 위해 온도를 다양하게 조절해 본 결과, 200도에서 33분이 가장 적절했다.

만약 촉촉함 없이 나처럼 과자 같은 바삭한 식감을 선호한다면 5분을 더해 38분을 돌리면 된다. 우리 집 에어프라이어는 일반 가정용보다 큰 오븐형이라 통닭구이처럼 회전하는 기능이 있는데, 그 안에 넣고 구우면 360도 골고루 구워져 식감이 아주 균일해진다. 진짜 프링글스 저리가라다.


남자친구와 진지하게 팔아볼까 고민했을 정도로 맛있으니, 한 번쯤 시도해 봐도 후회 없을 것이다. 18년 전에는 어쩔 수 없이 시작했던 한 끼였지만,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장 맛있게 먹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 즐거운 루틴을 나는 당분간 계속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