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차 간헐적 단식러의 최애 디저트

디저트는 국룰이지

by 희원다움

사람들은 내가 하루 한 끼만 먹는다고 하면, 풀만 뜯고 사는 줄 안다. 하지만 내 저녁 식탁은 생각보다 꽤 푸짐하다. 두부가 메인일 때도 있고, 고등어 구이가 주인공일 때도 있고, 가끔은 치킨이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여기에 계란은 늘 곁들인다.


공복 속에서 집중해 하루를 달린 뒤 마주하는 저녁, 그 한 끼를 먹는 시간이 내게는 가장 큰 행복이다. 그리고 식탁의 마지막에는 늘 같은 디저트, 바로 '블루베리'가 있다.

냉동 블루베리는 한 시간쯤 상온에 두었을 때가 가장 맛있다. 겉은 살짝 녹아 부드럽고, 속은 여전히 차가워 톡톡 터진다. 너무 얼어 있으면 맛이 잘 느껴지지 않고, 완전히 녹으면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을 먹는 기분이라 아쉽다. 그래서 블루베리는 상온에서‘적당히 녹였을 때’가 제격이다.


맛을 조금 더 다채롭게 하고 싶을 땐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상큼한 마무리를 원하면 레몬즙을 톡톡 뿌리고, 묵직한 단맛과 질감을 원하면 그릭 요거트에 비벼 먹는다. 일반 요거트는 물처럼 흘러 블루베리와 어울리지 않아 권하지 않는다.

블루베리는 슈퍼푸드라 불린다. 안토시아닌과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해 노화 방지와 눈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가 블루베리를 매일 찾는 이유는 건강 때문만은 아니다. 계절이 바뀌어도 늘 같은 맛과 같은 가격으로 내 곁에 있다는 점, 그 '꾸준함'이 오히려 더 큰 매력이다.


내 하루는 늘 블루베리로 마무리된다. 공복으로 달려온 시간을 정리하듯, 저녁 마지막엔 꼭 블루베리 한 접시가 따라온다. 두부든 치킨이든 주연은 바뀔 수 있지만, 커튼콜은 언제나 블루베리다. 내게 블루베리는 단순한 과일이 아니다. 오늘을 잘 살아냈다는 보상이자, 나에게 건네는 작은 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