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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Apr 03. 2019

브런치에 글을 쓰다.

선뜻 글을 쓰기 두려운 이유


2019년 1월, 마흔을 1년 앞둔 어느 날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3년마다 직업을 바꿔온 제 삶의 패턴으로, 병원에 입사한 지 올해 딱 3년이 되었어요. 직장도 아니고 직업을 또 바꿀 수 없는 현실에서 찾은 돌파구는 바로 '블로그'였습니다.


그전까지 블로그, 인스타, 페이스북 조차 관심이 없었는데  나를 드러내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들었어요. 블로그에 일기 쓰듯 글을 써내려 가면서 사진을 한 장씩 첨부했어요.




느낌 있는 사진을 찍고 싶어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기'라는 오프라인 강의를 수강하니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꾸미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 기초 강의를 듣었지만, 글 쓸 때 유의해야 할 점을 알고 잠시 멈칫한 순간이 있었어요.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유의할 점]

1. 블로그는 일기장이 아니다.

2. 블로그에는 정보성 있는 글, 즉 읽히는 글을 써야 한다.

3. 네이버는 로직이 있어 상위 노출이 되려면 키워드를 잘 잡아야 된다.

4. 무엇보다 나만의 콘텐츠를 가져야 한다.


끓어오르는 열정과 도전정신을 해결하려고 가볍게 시작한 블로그가 머릿속을 온통 지배하면서 콘텐츠 찾기에 혈안이 되어 2월, 3월을 보냈습니다.





콘텐츠를 찾는 강의도 듣고 함께 새벽 기상 하며 1일 1스팅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현실에서는 알지 못했던 사이버 공간의 무한한 힘을 느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뭔데  콘텐츠를 찾기 위해 39년을 살아온 나를 낱낱이 파헤치고, 그것도 모자라 고치지 못했던 습관을 바꿔보자 애를 쓰는 거지?그런데 더 신기한 건 저보다 훨씬 애쓰며 노력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는 것이었어요.


내가 매일 만나는 직장 동료들, 가족, 친구들은 여태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살아가는데 퇴근 후  사이버 공간속 내 집인 블로그에는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어요.




이렇게 열심히 살고,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극받고, 동기부여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또 어떨 땐 무서웠어요. '이 공간을 알기 전으로 돌아가버릴까?'라는 생각을 수 없이 했습니다.


나도 충분히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가는데 나보다 훨씬 잘난 사람들을 보니 뒤쳐지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제 속도를 지키면서 꾸준히 글을 쓰는 이유는 글쓰기의 매력을 알게되었기 때문이에요.



이웃들이 와서 제 글을 읽고 공감하고 댓글을 달아주는 것도 좋고, 설사 많이 읽히지 않더라도 스스로 노력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기록에 남기 것이 즐겁고 보람됨을 느껴요. 제 직업이 작가라면 스트레스를 받을지 모르지만 전 취미로, 딴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병원생활이 더 소중하고 즐거워졌습니다.




저는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책을 많이 읽어 유창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에요. 그저 글을 쓰다 보니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안정돼 제가 치유되고 또 글이 쓰고 싶어 져요.


브런치 작가에 지원한 것은 처음엔 호기심이었습니다. 선택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들으니 될 때까지 해봐야지 하는 오기도 생기고, 브런치에 올라온 글을 읽어보니 블로그와는 또 다른 느낌이 있는 글이었어요.





한 번에 합격 소식을 받아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웠습니다. 내 글을 우연히 누군가 읽고 이런 글을 브런치에 올리나 생각할까 봐 선뜻 쓸 수가 없었어요. 이 글을 쓰면서도 써보고 '아니다 싶으면 삭제하자'라는 생각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쓰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래,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 작가들처럼 잘 쓰면 내가 작가 하지 간호사 하겠어?

귀한 선물을 받았는데 욕심 때문에 시작도 안 해보고 포기하지 말자. 내가 치유받으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한 사람이라도 용기를 얻으면 그걸로 만족하자!'


저 답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제가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그 누군가와 함께 동행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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