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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원다움 Dec 06. 2023

43년간 갇혀있던 감옥을 탈출한 방법

절대 탈옥할 수 없을 줄 알았지..

미라클 모닝이 한참 유행했을 때, 아무리 일찍 자더라도 새벽기상은 절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전까지 패턴이 퇴근 후 자기 계발 차원의 일을 하고 저녁식사 후 10시 반에 누워 먹방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자기 전 핸드폰을 보면 블루라이트로 숙면이 어렵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유일한 오락거리인 먹방을 포기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너무 당연하게 어두운 방안에 드러누워 먹방을 보면 잠이 점점 깨고 새벽 12시 1시가 되어야 겨우 잠자리에 든다.


숙면을 돕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간이 지나서 자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떨어져 만성피로에 시달렸다. 새벽 4, 5시에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은 절대 불가한 패턴이었다. 

물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고도 해 봤지만 침대에 들어가는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먹방을 보지 않으면 잠을 못 자는 게 심각한 문제였다. 사실, 유일한 오락까지 포기하면서 열심히 살고 싶지는 않았다.


몇십 년간 형성된 습관을 바꾸기란 지독하게 어려운 일이다. 먹방을 본다고 할 일을 미루는 것도 아니니 너그럽게 자기 합리화를 시작했다. '난 원래 올빼미형 인간이고, 열심히 하루를 살았으니 괜찮아. 그리고 누구나 아침에 일찍 일어 나는 게 잘 맞는 건 아니야. 자기 성향에 맞게 살면 돼'


내가 43년간 스스로 씌워버린 프레임은 '나는 절대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없는 사람'이었다. 


프레임(frame)이란 창문의 액자의 틀 혹은 안경테를 뜻하는 단어로 심리학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라는 의미로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에 대한 은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등을 포함한다.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적한하는 검열관 역할도 한다.
-프레임 '최인철'

그런데,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자 프레임을 벗겨내야 했다.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건 상대방과 나를 조금씩 맞춰가야 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녁을 늦게 먹으면 소화력이 떨어지고 일찍 자남자친구함께 지내기 위해 저녁을 먹는 시간을 당겼다. 거기에 운동을 입으로 했던 그를 데리고 퇴근 후 운동을 시작했더니 올빼미형 인간인 줄 알았던 내가 초저녁부터 잠이 오기 시작했다. 12시가 넘어야 겨우 잠이 들었는데 10시도 안 돼  졸리기 시작한다.

먹방을 보며 잠을 잘 수가 없어졌지만 수면의 질은 높아져 매시간 깨던 수면습관이 개선되었다. 한 가지 문제는 퇴근 후 혼자 갖던 자기 계발시간이 없어진 것인데 일찍 잤으니 일찍 일어나 보기로 했다.

평생 못할 줄 알았던, 아니 체질에 안 맞는 줄 알고 살았던 새벽기상을 했는데 피곤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신이 맑고 혼자만 있는 고요한 시간이라 집중력이 상승해 2시간 동안 하던 일을 1시간에 끝내게 되었다.


인간이 '절대 못하는 건 없다.' 43년간 아침에 일찍 깨는 건 비효율적이고 나에게는 무조건 안 맞을 거라 생각하던 일이었는데 아니었다.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고 감옥 문을 열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뿐이다.

절대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없는 생체리듬을 가진 것이 아니라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절대'라는 말만 사용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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