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대통령으로 불리는 오은영 박사가 멘토로 참여하는 「금쪽같은 내 새끼」나 「금쪽 상담소」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금쪽이로 나오는 아이나 유명인들의 아픔과 어린 날 상처에 마음이 아프다.
금쪽같은 자녀를 애지중지 키우는 부모의 노력이 무색하게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자녀들의 경우 오 박사는 문제 행동의 원인이나 의사소통의 잘못이 많은 경우 부모에게 있다고 설명한다.
어른이 된 유명인들은 어떤가.어릴 때 해결되지 않은 상처가 성인이 된 후에도 관계의 어려움이나 본인도 이해가 안 되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원인이 되기에 상처받은 어린아이 내면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보듬어 성숙해가는 솔루션을 받기도 한다.
두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한 아이를 성인이 되기까지 마음이 건강하게 거기에다 유능함까지 갖추도록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들면서도 중요한가를 매번 느끼게 된다.
오은영 박사의 해석과 조언은 그 전문성에 신뢰가 가는 동시에 내 가치관과 다르지 않음에 반가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선행학습에 관한 이야기다.
당신도 비록 대치동에서 아들을 키웠지만, 선행학습이 맞지 않는 아이라 판단하여 시키지 않았다고 하면서 아무리 잘해도 나이보다 앞서간다는 건 언제나 버거운 일이라고 하였다.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 나이에는 이걸 배워야 한다’고 뛰어난 전문가들이 협의 끝에 만들어낸 적기교육이라고 하면서, 많은 부모가 이를 거슬러 선행으로 앞서야만 자녀를 잘 키우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따끔한 지적을 덧붙였다.
이러한 적기교육을 강조한 유명한 전문가는 또 있다. 신의진 세브란스 소아정신과 교수는 20만 부 이상이 판매된「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라는 저서에서 무분별한 조기교육으로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을 치료한 경험으로부터 발달단계에 맞게 '천천히' 키우는 것을 강조하였다.
출처 : 픽사베이
비단 이뿐인가. 앞서 언급한 서유헌 교수는 뇌과학에서 이야기하는 20년에 걸친 뇌 발달에 맞는 적기교육을 주장하며, 뇌 발달과 맞지 않는 선행교육이 가장 나쁨을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강조하였다.
시기별로 뇌의 발달 부분과 각 부분이 기능하는 영역이 다 다른데, 아직 인지기능이 발달하지 않은 유아에게 인위적인 외국어 교육을 한다거나 정보를 주고받는 신경전달물질이 고갈되어 정보 전달력이 떨어지는 저녁 시간에 계속 뇌에 뭔가를 집어넣어 과부하가 걸리게 하는 방식은 오히려 아이를 망치는 길이라고 하였다.
아이마다 걷고 말하는 시기가 다름을 인정하기에 신체적으로 그 시기를 억지로 앞당기려 애쓰는 부모들은 없는 반면, 뇌와 인지 발달단계는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가 참 이상하다.
미국, 독일, 핀란드 등 교육 선진국에서 발달단계를 거스르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과 행동, 뇌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이렇게까지 선행학습의 폐해를 경고하고 적기교육을 강조하는데, 왜 많은 엄마는 이 확실하고도 전문적인 조언을 믿지 않는 걸까.
교육 선진국에서도 옳은 방법이 아니라 권하지 않는 선행학습에 왜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하고 시간과 물질을 몰방하다시피 아이를 키우는 걸까.
뛰어난 전문가 견해와 선진국의 교육 경향은 따르지 않고 왜 전문성도 없는 주변 엄마들 말과 학생들을 수단으로 영업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사교육 시장의 논리에 전적으로 의지하며 아이를 내달리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