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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살 먹어야 하나요?

62일 차 나이 많이 먹어서 배부르네

by 소곤소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은 잘만 간다. 이제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12월의 달력 끝자락을 붙들고 매달리고 싶다. 또 한 살 먹어야 하나요?
이놈의 나이를 많이 먹어서 과식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제 곧 마흔다섯인데. 나 어릴 적에는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면 좀 더 현명해지고, 더 많이 어른스러워질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그냥 지나가는 시간에 나이만 꾸역꾸역 먹는지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이 얄밉기만 하다.


하루하루를 어찌어찌 살아가다 보니 일 년이 지나고, 세월이 지나간다. 하루하루는 길게 느껴지는 것 같더니 일 년은 금방이구나. 점점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부터 챙겨야겠다.

일단은 우리 가족을 챙기고, 나를 챙겨야 한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열심히 먹이고, 청결에 신경 써야 한다. 1호와 2호의 스스로 하는 공부에 당근을 집어던져서 좀 더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하도록 도와야겠다. 사춘기가 꽤 길 것이 예상되는 요즘이기에.

또 나 자신을 챙겨야 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챙기기를 바라면 서운함 같은 감정이 들 수 있다. 나는 내가 챙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어디서 들은 얘기로는 내가 나의 엄마처럼 나를 돌보라더라. 나의 엄마가 나한테 하는 것처럼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나를 잘 먹이고, 잘 씻기는 것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중요한 것 같다. 실제로 며칠 전 매거진에 쓴 글들을 모아서 브런치북으로 다시 발행을 해보았는데 너무 뿌듯했다. 그래서 스스로 칭찬해 주는 것으로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라? 이 느낌 너무 오랜만이다. 어린 시절 칭찬받으면서 어른들이 머리를 매만져줄 때 그 느낌과 거의 비슷했다. 이제 가끔 내가 나를 좀 더 자주 칭찬해 주어야겠다.


며칠 안 남은 올해를 잘 보내며 올 해를 뒤돌아본다. 그래도 큰 사건사고 없이 이 정도로면 무탈하다 생각이 든다. 큰 행복도 좋지만, 특별한 불행이 다가오지 않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평범한 일상이 모여 대단한 행복을 이루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신을 차리고 올해를 잘 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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