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소곤소곤 작가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기다려주셨을(이라고 믿겠습니다^^) 브런치 가족들의 성원과 응원에 힘입어 무사히 출간에 성공했습니다. 투고의 과정을 너무 솔직하게 썼나 걱정할 정도하였는데요. 투고를 마치고 그다음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서 간략히 지나온 이야기를 꺼내 볼까 합니다.
계약서라고는 근로계약서와 부동산에서의 계약서 말고는 딱히 써 본 적이 없는 저였어요. 물론 저작권은 저자가 가지는 거고, 출판에 관한 권한을 출판사가 가지는 거더라고요. 5년의 계약을 했어요. 요즘은 온라인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지방에 살고 있는 제가 굳이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되었어요.
혹시라도 궁금하실 한 분의 독자가 계실 수도 있으니 책을 한 권 내 본 소감을 써 내려가 볼게요. 책을 내는 과정은 글을 쓰는 과정과는 많이 달랐어요. 글은 내가 쓰고 싶은 방향으로 흘러가듯이 써내려 갔는데요. 책은 하나의 주제와 걸맞은 내용으로 최소한 40 꼭지가 준비되었을 때 비로소 책으로 만들어질 재료가 되는 거였어요.
1 막막했던 것은 책의 제목을 정하는 것부터였어요. 저자는 원고를 출판사에 휙 던져주면 출판사에서 먹음직스러운 책으로 띵하고 만들어 주는 줄 알았던 것이 저의 착각이었답니다. 책 만들기는 저자와 출판사가 같이 하는 협업이었네요. 몇 개의 제목과 부제목의 리스트를 뽑았고, 출판사도 같이 고심했어요.
투고하기 전 이미 도서관에서 30권 정도 책 쓰기와 글쓰기에 대해서 많이 읽어봤는데요. 책은 제목이 정말 중요하다고 해요. 사실 미리 정해둔 제목이 있었어요. ('엄마로만 살지 않겠어' 였어요.) 하지만 제목만으로 대강의 내용이 짐작되는 책의 제목이 좋다는 출판사의 의견에 마음을 접었네요.
2 표지에 관련해서는 출판사에서 너무 예쁘게 뽑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일러스트 스타일을 원했어요. 그리고 간호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청진기와 체온계는 괜찮지만 무서울 수 있으니 주사기 그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에요. 4개의 시안 제시가 있었고, 그중 하나를 택했습니다.
3 목차를 다시 세웠어요. 이미 꼭지별로 정리를 했지만 아직 초보인 저는 서툴렀지요. 독자의 입장에서 좀 더 읽기 편한 방향으로 정리했네요.
4 본문에 대해서는 나름 자신 있었는데요. 편집자님의 수정이 요구되었어요. 굉장히 세세히 수정할 부분을 이야기해 주시는데요. 제가 한국 사람이 맞나 싶었습니다. 문법 상 오류가 있고, 맞춤법이 틀린 말이 너무나 많아서 놀랐답니다. 무려 맞춤법 검사를 했는데도 말이지요. 퇴고는 하면 할수록 글이 좋아진다는 말이 진짜더라고요. 처음 제가 출판사에 제출한 초고보다 책으로 출판된 글이 (물론 아직도 부족하지만요) 훨씬 더 완성도가 높았답니다. 끊임없는 퇴고로 나중에는 글이 제대로 안 보일 지경이었어요. 같은 것을 계속 보면 나중에는 글이 잘 안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문장의 서열을 고르게 수정하여 통일성을 갖추었네요.
5 출간일정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어요. 일상의 근무를 소화하면서 출간준비를 하는 것은 체력관리가 관건이었습니다. 출간을 준비하시는 작가님들은 체력관리를 미리 하시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저는 인쇄가 들어간다는 말을 듣고는 긴장이 풀렸는지 얼마간 번아웃이 온 사람 같았어요. 출간 이후 바로 매일 글쓰기를 시도하려 했지만 과감히 브런치 재정리를 하며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6 책 홍보는 출판사에서도 인스타그램을 비롯하여 진행하지만 초보작가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을 기대하기는 힘들었어요. 지인들에게 홍보하고 그동안 관리했던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도 홍보했네요. 가입했던 온라인 카페에도 홍보했고, 도서관에도 희망도서 신청을 했답니다. 그리하여 2주간의 예약판매 기간 동안 200권 중 79권을 판매했고, 121권은 남편이 구매하였답니다. (세상에나. 책을 안 보는 남편이 이렇게나 큰 손이었다지요.) 저자 증정본 5부도 받았어요. 구매한 책은 가족들의 선물과 또 다른 홍보를 위해 준비 중입니다.
진짜로 출간작가가 되니 좋은 점이 있더라고요. 그중에 하나는 브런치스토리의 작가소개에 책의 표지가 실린다는 거고요. 브런치북에 표지로 책표지 자체를 쓸 수 있다는 거였어요. 오직 출간작가에게만 허락되는 특혜인 것 같아요. 브런치스토리라는 이 무대는 많은 기회의 장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계속해서 쓰는 삶을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날이 다가오리라 확신합니다.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나 책 또 써도 돼?
좀 쉬었다가 써.
이 말에 잠 못 이루었습니다. 쓰긴 쓰는데 좀 쉬었다가 쓰라는 허락이었지요. 물론 쓰지 말라고 해도 썼겠지만 말이지요.
반갑습니다.
계속해서 쓰는 삶을 살고 싶은 소곤소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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