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읽는 소설이다. 제목은 '너와 나의 노이즈'. 제목이 특이하다. 이거 무슨 말이지? 호기심에 집어든 책이다. 요즘 날씨가 너무 무덥도 습하고 난리도 아니다. 책의 표지는 녹색을 띠고 있는데 너무나 상큼한 기분까지 스며든다. 벤치에 앉아서 헤드셋을 한 주인공의 뒷모습이 이야기 속에서 방금 나온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전여울 작가이다. 1993년 대구 출생으로 2017년 대산 대학문학생 동화 부문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동화 <사진 속 그 애>, <윤초록 실종사건> 등 다수의 동화를 썼고, <너와 나의 노이즈>는 첫 번째 청소년 장편소설로 많은 이들이 읽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한다.
내용이 궁금한 이 책의 목차를 공개한다.
이 책은 주제부터가 생소했다. ASMR이라니. 이 책은 청소년 장편소설이라지만 주제 또한 생소했다. 내가 알고 있는 소리를 주제로 한 책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아주 예전에 유지태와 이영애가 주연인 영화에서 소리를 수집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약간 그런 느낌이기도 했다. ASMR은 유튜브에서 먹방을 찍는 분들이 그 효과를 증폭시키기 위해 소리를 강조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소아과 병동에서 아주 어린아이들의 경우 깊은 잠을 자도록 일부러 백색소음을 틀어주는 부모를 목격한 적이 있다. 특이한 주제로 시작하는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누구 이야기인지는 들리지 않지만, 나와 내 동생의 이야기일 거라 확신이 든다. 본래 나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나는 누군가의 형이 아닌 오롯이 나, 한정원으로 있고 싶기에 귓구멍에 이어폰을 더 깊숙이 박아 넣는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너는 잘못한 게 없다고.
맞는 말이다. 남 탓이 취향은 아니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컨대 나는 잘못한 게 없다.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한원영,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증오하게 만든 내 동생에게 있다.
책의 주인공은 한정원이라는 남자아이이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 어쩌다 보니 일탈한 동생인 한영원의 형이라는 설정이다. 평범하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 나는 그냥 있는데 가족 중 하나가 문제가 있거나 하면 그 가족까지 옭아매는 경우가 흔하다. 소설에서는 그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쟤 동생이..."라면서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모습. 너무 불편한 상황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설정은 ASMR에 대한 이야기다. ASMR에 푹 빠져서 스스로 녹음하고 편집하는 작업까지 하는 모습도 보인다. 학교생활에 집중하지 못하는 정원에게 선생님은 양로원 봉사활동을 제안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의 후반에 동생과 정원이 투닥거리는 장면이 있다. 기억에 남은 장면이 있다.
그냥 좀 알아달라는 거야.
우리는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특별히 해결을 해달라거나 하는 것이 아니어도 그냥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경우가 있다. 나도 그런 것 같다. 그냥 그렇다고. 그냥 좀 알아달라는 거야. 살다 보면 하루가 유난히도 힘든 날이 있다. 그런 날 이야기의 말미에 나오는 말. 가끔씩만 하고 싶은 말이다. 많은 공감을 가질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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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393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