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을수록 생각이 많아진다. 진정하고 싶은 것을 하기에 망설이는 시간도 길어진다. 그것도 나이의 숫자와 비례하는 건지 고민만 하고 있다.
간호학원에서 시간강사 일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야간 강의를 하는 날이었다. 대개의 경우 여느 학원의 학생은 선생보다는 어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이 들어서 하는 배움의 경우는 그렇지 않을 때도 종종 있다. 우리 학원의 경우도 강사인 나는 마흔다섯 살인데 스무 살이 갓 넘은 학생부터 정년퇴직을 하시고 다시 배움의 길을 걷는 어르신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무려 1년에 가까운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는 이 과정에 들어오는 것에 수많은 고민을 하셨을 것이 뻔하다. 학생 분 중의 일부는 간호대를 목표로 공부하시는 분도 계신다. 무려 4년이라는 과정이다. 이것은 마치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가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을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고정관념이었을 뿐이다. 내가 공부하고자 하는 때가 바로 적기인 것이다. 내가 원하는 때, 내가 공부하고자 하는 때. 그때가 공부할 때이다. 그들의 눈은 얼마나 빤짝거리는지 모른다.
근래의 인류의 평균수명은 점점 길어져서 120살까지 기대하고 있단다. 마흔다섯이라는 나이는 중년이라는 말이 적용되지 않는 시점이다. 살아온 시기보다 내가 살아가야 할 날들이 더 길다고 한다. 지금껏 이루지 못했던 꿈들을 하나씩 꺼내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학생들이 다시 대학에 들어가 꿈을 이루고자 한다. 솔직히 그들의 용기가 너무 대단하여 무한한 박수를 쳐주고 싶다. 결코 쉽지 않은 선택임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