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한 후에도 나의 일상은 여전히 바쁘게 굴러가고 있다. 주변에 ‘작가님’이라고 불러주는 출판사 관계자 몇 분이 계실 뿐, 현실에서의 삶에 큰 변화는 없다. 서글프게도 책 한 권을 냈다고 해서 삶에 큰 변화는 없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여전히 3교대 근무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병원에서 간호사로 시간이 뒤섞인 근무를 하고 있다. 여전히 사랑하는 아이들의 많은 것을 챙기는 엄마이다. 그리고 여전히 글을 쓰는 작가다.
규칙적이지 않은 3교대 근무지만 필사적으로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그 속에서 글쓰기는 나만의 루틴이 되었다. 글쓰기는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살아가는 힘을 준다.
간호사 엄마의 역할이 내 삶의 중심이고 책임이다. 중간중간 끄적이는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누군가의 위로가 될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사실이 내가 엄마이자 작가라는 두 이름이 겹치는 하루를 버티게 한다. 간호사로 출근하고 살림하는 일상을 살아가는 나다. 동시에 작가라는 나도 살아가고 있다.
몇 달간 ‘작가의 벽’에 부딪혔다. 퇴고의 과정이 너무 힘들었고 과로를 한 탓이려나. 글쓰기 멘토인 작가 이은경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 너무 무서웠다. 첫 책을 낸 작가는 많다고 했다. 하지만 ‘첫 책만’ 낸 작가도 많다고 한다. 첫 책의 퇴고가 너무 힘들어 절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이다. 결국 두 번째 책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책 한 권만 낸 작가로 가라앉는단다. 이럴 수는 없다. 다시 한번 정신을 차려본다. 이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해졌다. 계속 글을 쓰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