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방학 중 오랜만에 아이들과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면 집중이 더 잘 된다는 2호의 말에 냉큼 집에서 공부할 거리를 싸 들고 준비했다. 계속해서 바쁘던 중 오랜만에 받은 3일의 휴가다. 그중 이틀을 도서관에서 보내고 있다. 오랜만의 도서관 여행. 내가 다 설렌다. 나와 아이들의 공통점이 있었으니 우리는 커피숍을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새로 지은 도서관 2층의 일부는 잡지와 신문을 보는 공간에 커피숍이 있다. 고로 도서관에 간다는 것은 커피숍도 간다는 거다. 물론 결제는 오롯이 내 몫이다.
나는 스마트한 엄마다. 도서관에 갈 때 바퀴 달린 카트를 준비한다. 이 카트는 순전히 도서관 전용으로 구매한 것이다. 책이 아무리 좋아도 그 무게감은 어깨 빠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나는 너무 현명하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집이나 도서관이나 아이들의 집중력은 비슷했다. 나만 신이 났다. 이렇게 좋은 도서관을 방학의 끝 무렵에나 온 것을 너무나 후회할 만큼.
역시 세금 낼 맛 나는구나. 도서관 회원증 하나로 책 열 권을 기본 15일 동안 빌려볼 수 있으니. 이 많은 책을 무려 공짜로 마구 빌려볼 수 있다. 책의 중요성을 그렇게도 입이 닳도록 말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도서관은 정말 너무 부담 없고 좋다.
400번 대의 육아서를 중심으로 신간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800번 대의 문학보다는 비문학을 좋아하는 나다. 자연스레 300번 대의 사회 쪽으로 빠지더니 끝내는 100번 대의 철학 쪽으로 발걸음이 옮겨갔다. 책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고 했다. 여기저기서 추천받은 도서 목록을 메모해 둔 것이 생각이 났다. 글쓰기에 관련된 책. 800번 대 문학 쪽으로 가보니 글쓰기 책들이 한데 모여있다. 이것이 서점과는 다른 도서관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쩜. 열람석에 무더기로 쌓아놓고 볼 수 있다. 나름의 선별이 필요하다. 이 모든 책의 전부를 다 볼 수는 없으니. 나는 독자이니 입에 맞는 책을 찾는다. 일부는 대출하고, 일부는 구매하기로 했다. 시간은 넉넉하고 나에게는 카트와 차가 있다. 그리고 중요한 도서관 회원증이 무려 네 장이나 있다.
기본적으로 명의도용은 하면 안 되는 거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명의도용을 묵인해 주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가족끼리 도서관 회원증을 공유하는 부분이겠다. 맘에 드는 책을 무려 마흔 권이나 한 번에 빌려 갈 수 있다. 물론 모든 도서는 일주일의 기간 연장까지 할 생각이다. 처음 읽는 책부터 대박이구나. 그동안 그저 내가 써 내려가고 싶은 대로 끄적일 뿐이었는데 좀 더 센스 있게 글 쓰는 법, 묘사하는 법 등이 나온다. 무려 책 쓰기 과정까지. 이렇게 조금씩 꼼지락거리고 끄적이다 보면 무슨 일이 생기긴 생길 것 같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인생 살면서 내가 재미있으면 그걸로 충분히 의미가 있겠다. 수많은 책을 발췌독으로 읽고 있는데 큰 욕심이 살짝 생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