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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Mar 01. 2017

Manchester by the sea

어른의 성장영화, 그 속에 삶의 진심이 있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그 바다에 가면 다른 바다보다 더 짠내가 날 것 같다. 

휴양지가 아니라 삶의 터전으로서의 바다는 삶의 짠내와 눈물의 짠내가 섞여 더 이상 녹아들지 못하는 염도를 가지고 있는 한계치의 짠 바닷물일 것만 같다 

그 짠물을 타고 저 멀리 먼 바다로 나가는 배는 그 모터의 수명마저 다해 그 배의 주인처럼 다음 세상으로 갈 것 같았지만 세상은 조금씩 조금씩 삶에 적응해 간다.

마치 강화를 건너는 김포 대명포구 같은 맨체스터의 바다는 삶에 녹아있는 어머니 같은 바다다.


주인공'리'의 아픔은 섣불리 먼저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마치 그 사람은 원래부터 그렇게 차가운 사람이었다는 듯 

아무런 감정이 없어 보이는 창백한 시체 같은 삶을 영위해 나간다. 그것도 밑바닥 삶의.... 

그런 그에게 소식이 들려온다.

형의 죽음, 그의 형 '조'의 죽음은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급작스런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형의 아들 '패트릭'을 다시 맞닥뜨리게 되고, 

형의 막무가내 유언으로 인해 그의 삶은 다시 한번 어지러운 태풍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의 삶은 다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겠다.

다만 그의 아픔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결과적으로 이겨내지 못했지만 

그림자 속의 온기로 인해 만들어진 이끼처럼 녹색의 생명을 조금이나마 가져갔다는 부분에 삶의 희망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이 끔찍한 기억 때문에 서로 같이 할 수 없게 됐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사랑이라고 모든 걸 이겨내지는 않는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역사를 그로 인해 떠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아픔으로 삶이란 무척 건조해지고 무의미 해진 그에게 

마지막 숨을 몰아 쉴 수면 위로의 삶을 끌어 주고팠던 형의 진심이 

그리고 주인공의 몸부림이 애틋하고 안쓰럽고 눈물 난다.


어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더욱 성장하게 하는 

어른 성장영화로서의' Manchester by the sea ' 는 떠올리기만 해도 눈물 나는 

삶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감정이다.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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