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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Oct 26. 2017

수원 농악 다시 첫 울림으로 가을 소리의 불길을 지피다

수원 농악, 행궁길, 통닭거리, 수원 행궁, 수문장 교대의식, 정조대왕

http://cafe.naver.com/hongikgaepo

 


가을, 그 불길은 수원에서 일어난다.

거센 가을 단풍의 불길도 소방차가 꺼야 하는 거센 불길도 수원 농악을 다시 되살리려 하는 그들의 한판 굿 놀음의 불길을 끄지는 못한다. 팔달문에서 시작해 수원 행궁길에서 얻는 시각적 문화적 아름다움은 가을이어서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길이 아름답고 그 길을 여는 것 또한 수원이라 아름다움을 소리로 여는 그날 행궁 앞에서의 공연에 함께한다.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에서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의 등장으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행궁 주변을 둘러본다. 수원천을 끼고 있는 통닭거리를 거닐며 그리고 붉게 노랗게 물들어가는 '팔달산'을 바라보며 '서장대'에서 내려다보던 기억을 떠올린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수원 농악의 시작을 알린다.

수원 농악의 특징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다른 경기농악에 비해 토속적이고 질박한 맛은 덜하나 질서 있고 법도 있는 화려한 도시 풍물을 특징으로 한다. 마치 군사들의 훈련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 이동안 선생님의 구술로 읍치를 이루던 병진년에 왕이 친히 '방화수류정'에 거동하시어 낙성연을 열쯤해서 대유둔에 대풍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왕이 길조라 여기시어 대유평이라 하시고 서쪽에 새로운 둔을 두어 관리하게 하였는데 둔에는 농군이라 하여 농한기에는 각종 무술을 연마하고 농번기에는 둔을 일구었는데 무예나 진법을 연마할 때는 북을 들고 진형 연습을 하였다고 한다.

이 말을 뒷받침하는 말이 전하는데

 "서둔지와 대유평에 군악 소리와 풍물소리가 드높다"라는 말이란다 하여 수원 농악을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군사 훈련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무언가 웅장한 느낌을 주며 대열을 맞추어가는 질서 정연함 속에서 옛 어르신들이 정리하고 만들어 놓은 아름다움이 재현된다.




'소리굿'으로 경기민요풍의 우렁이 타령, 조가비 타령, 서호납줄갱이 소리가 이러하겠다.

무능한 양반을 조롱하고 그것을 부러워하는 이들을 일깨우는 해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고사굿'에는 화성을 축조하던 당시의 상량 고사를 담고 나라와 화성민의 국태민안을 바라고 서둔과 대유둔의 풍농과 풍어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진굿'에는 열십자진을 비롯하여 성 밟기(동아줄 놀이), 잉어 몰이, 용주사 탑돌이 등이 특색 있게 행해지고 있다. 우선 열십자진은 화성 축성 당시 기둥을 올리고 대들보의 중심을 잡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성 밟기는(동아줄 놀이)는 성을 순시하던 군졸들이 좁은 성길에서 만났을 때 서로 비스듬히 비켜서던 모습에서 유래하였고, 잉어 몰이는 서호에서 궁에 진상하던 납줄갱이와 잉어를 잡는 모습을 진풀이로 형상화하였다. 용주사 탑돌이는 치배들이 가교를 만들어 그 가교를 밟고 올라서는 일종의 무동놀이로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가 승천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춤굿'으로는 상쇠와 쇠잡이들의 진쇠춤, 징수들의 맞징춤, 북과 장구의 서호 북놀이, 어전에서 선보였다는 3색. 5색 열두 발 상모, 기춤, 재인청에서 예능 기량이 저조한 재인들을 모아 소고춤을 추게 하였다.



 농악에는 항상 잡색들로 그 지방 특색을 확연하게 볼 수 있는데 도대방, 낚시 도사, 연무대무사(한량),잡생이(조가비),왜잉어,호도깨비 등이 등장해 수원 농악의 색깔을 더욱 진하게 만들고 화려한 대기의 쌍룡이 그려진 깃발을 사용함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원 농악, 그 첫 시작의 울림'에서 발췌-






공연을 보다 한때 옆동네에 불이 나서 불안 불안했는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고 공연 역시 훌륭히 마무리되어 모두들 행복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https://brunch.co.kr/@2691999/213



2017,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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